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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하도급에 위험 전가…불공정행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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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하도급에 위험 전가…불공정행위 의심"

경제개혁硏, "부채비율, 대기업 75.3% VS 하도급 111.7%"

우리나라 전자산업 분야에서 대기업과 하도급기업 사이에 불공정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근거가 나왔다.

2일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전자·LG전자에 소속된 하도급기업 1465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 산업의 평균 유형자산 증가율은 대기업이 12.36%인 반면 하도급기업이 15.37%로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하도급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1997년의 금융위기와 2001년 IT산업 위기에서 유형자산 및 총자산, 재고자산 측면에서 높은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라며 "많은 연구가 하도급기업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진단하지만 대기업이 압도적인 협상력과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된 자본비용 및 투자위험 등을 하도급기업에 전가하기 때문은 아닌지 의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채비율 역시 대기업이 조사기간 동안 평균 75.3%를 유지한 반면 하도급기업은 111.7%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최근 몇 년간 대기업과 하도급기업 모두 부채 비율이 안정되어가고 있지만 양 집단 간의 격차는 축소되고 있지 않다"며 "전자산업의 성장성이 높은데도 수익성이 뒤따르지 못하면 하도급 기업의 안정성 악화로 이어지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역량이 축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삼성·LG전자와 하도급 업체의 유형자산 증가율과 부채비율을 비교한 표. ⓒ경제개혁연구소

"대기업, 협상력 달리는 하도급 업체에 불공정행위 차별 구사"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도급 특성에 따른 비교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거래한 기업 중 세워진 지 5년이 되지 않은 업체가 9.18%인 반면 LG전자는 16.73%에 달해 상대적으로 LG전자의 하도급기업의 협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워진 지 11~19년이 된 하도급기업의 비율은 삼성전자가 40.14%, LG전자가 27.48%였다.

협상력 차이에 따라 각 대기업에 속한 하도급기업의 안전성도 차이가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하도급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11.7%, LG전자의 하도급기업은 124.68%로 나타났다. 매출액영업이익률 역시 삼성전자의 하도급기업이 6.84%, LG전자의 하도급기업이 5.16%를 기록했다.

하도급기업의 영업햇수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세워진 지 11년~19년이 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104.19%, 영업이익률이 6.31%를 기록한 반면, 6년~10년 사이의 기업은 부채비율과 이익률이 각각 166.48%, 5.55%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협상력이 달리는 기업의 위험선호(risk taking)를 활용한 대기업의 위험전가(risk shifting)가 차별적으로 구사될 수 있다"며 "협상력이 달리는 기업일수록 설비투자를 강화해 생산력을 극대화하면서도 노동소득분배율의 격차가 확대되는 원인에는 대기업의 불공정지위남용행위가 차별적으로 구사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명확한 구분을 할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가 주로 일본식 장기거래의 하도급 관행을 따르는 반면 LG 전자는 미국식 단기거래에 치중한 경영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연구소에서 미국식 하도급 체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의 열악한 하도급업체의 실정과 미약한 제도적 장치 등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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