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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위원장 단식이 운동권적 소통을 강요?"

[기고] 단식투쟁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단식유발자가 없어져야

단식투쟁은 보통 정책적 변화 같은 구체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정치적 저항의 방법으로, 고의로 단식을 함으로써 타인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비폭력 저항 방식이다.
20세기 초 영국의 여성참정권 운동가(서프러제트)들은 여성의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집회를 하다가 투옥되면 단식을 하고 강제급식을 당하다 사망했다. 아일랜드의 독립과 통일 위해 저항했던 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도 1917년경부터 영국의 감옥에서 집단 단식투쟁을 하였고, 특히 1981년에는 2주 간격으로 릴레이 단식을 하면서 10명이 차례로 사망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인도의 독립을 위해 일생동안 14번 단식투쟁을 하였고 이중 75세의 나이로 21일간 단식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단식 투쟁의 사례이다. 이 3가지 단식투쟁의 공통점은 바로 단식투쟁자의 상대, 즉 단식유발자가 모두 영국이라는 것이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자만하던 시기에 대영제국의 다른 모습이다. 무력과 경제력은 세계 1위였을지 모르나 식민지 민중들과 여성을 '개돼지' 취급했고 그것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단식투쟁을 선택했다.
단식투쟁은 정치적 요구를 걸고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싸우는 비폭력 투쟁이다. 말이 통하지 않고 협상할 줄 모르는 권력을 상대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자신의 몸을 투쟁의 장으로 삼는 단식투쟁자의 반대편에는 거의 항상 상대방을 '개돼지' 취급하며 힘만 자랑하는 권력이 있다.
정부의 41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강제종료 방침에 맞서 이석태 위원장의 단식이 벌써 5일째(31일)이다. (☞ 관련기사 : 이석태, 무기한 단식 돌입 "특조위 강제 종료 못해")

이를 두고 모 일간지 기자는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 이렇다 할 조사결과도 내놓지 못한 특조위… 운동권식 소통방식으로 공감을 강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관련기사 : 법 대신 농성 택한 세월호 특조위장)

ⓒ프레시안(최형락)

이제야 세월호 선수들기 작업이 성공했고 선체가 인양되면 조사하고 밝혀야 일이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2015년 1월 1일부터 활동기간 1년 6개월 되었으니 업무를 종료하라'로 하고 있다. 7월 27일에야 직원이 채용되고 8월 4일에야 예산이 배정되었다고 해도 '2015년 1월 1일부터 활동기간 1년 6개월 되었으니 업무를 종료하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상식적인 정부라면, 자기 나라 국민 304명이 희생된 사건의 가장 중요한 물증인 선체가 이제야 막 인양되려고 하고 시점에서 먼저 나서서 조사기간을 연장하자고 해야 할 것이고, 양심이 있는 정부라면 마지못해 못 이기는 척이라도 하며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을 승인해야 한다.
이렇게 몰상식적이고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에 맞서는 방법이 비폭력적이고 자기희생적인 단식투쟁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데 고령으로 야외에서 벌써 5일째 단식을 하는 이석태 위원장의 건강악화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단식투쟁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단식유발자가 없어져야 한다.

*이보라 사무국장은 녹색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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