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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격랑 속으로…'5대0' 후폭풍 거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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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격랑 속으로…'5대0' 후폭풍 거세질 듯

박희태 체제 '시계제로'…박근혜가 관건

29일, 개표가 시작되며 상황실에 들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0시 경에 다시 들르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0:5', 한나라당이 '최악의 스코어'로 4.29 재보선에 참패함에 따라 여권의 격랑이 불가피해졌다. 박희태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불안한 평화' 상태가 깨질 수 있다는 것. 결국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인 부평을 패배로 야당의 '정권 심판론' 공격에 노출됐다면, 경주 재선거에선 박근혜계 무소속 후보에게 일격을 당했다. "박근혜와는 전생의 인연같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당선으로 친박계의 당내 목소리는 커질 전망이다.

▲ 개표 초반 한나라당사 선거 상황실에서, 박희대 대표 ⓒ연합뉴스

'박근혜의 힘' 증명…친박 목소리 커지나

당장 박희태 체제는 후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내 주류인 친이재오계 공성진 최고위원은 선거를 하루 앞둔 2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책임은 져야 한다"면서도 "지도부가 사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표면적으로 박희태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도 있지만 박희태 체제의 존립 여부는 현 지도부의 의지와 무관하다. 여권 재정비에 박차를 가할 친이계의 셈법과 현실적인 힘을 입증한 박근혜계의 셈법의 교차 지점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경주 재선거에서 '박근혜의 힘'을 증명한 친박계가 목소리를 높이며 당내 지분을 요구할 경우 한나라당은 심각한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도 있다. 결국 갈등은 기정 사실이지만 누가 과연 '조율자'로 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장 '재보선 이후'로 미뤄놓은 원외 당협위원장 선출이라는 '밀린 숙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 5월에 임기를 마치는 원내 지도부 경선도 친이-친박계의 대리전이 될 전망이다. 현역 의원 겸직이 관행인 당협위원장 자리에 '복당파' 친박 의원이 소외되 갈등은 지난 4.9 총선부터 노정돼 있던 바다.

폭발은 시간문제다. 원외 당협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친박계 현역 의원의 '원외 당협위원장 겸임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재보선 참패의 책임은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선거전을 기획한 친이계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 내부 정국 주도권 쟁탈전도 무시할 수 없다. 경주 재선거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운 이상득 의원의 입지는 위축될 전망이다. 따라서 범 친이계 내부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묘한 갈등 관계에 있던 이 의원의 퇴진과 동시에 위기의식을 느낀 친이재오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다만 현 상황에서 현 체제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복귀하거나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계파 수장의 복귀를 양 진영 모두 '전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당내 분열만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도권 다툼을 떠나 양측 모두 상처를 입게되는 만큼 상호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는 것. 한 친박계 의원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복귀하면 이쪽(친박계)도 진영을 짤 수 밖에 없다"며 "복귀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로인해 친박계는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나 친이계의 전면 부상을 통해 갈등을 일으키는 것 보다 이상득 의원의 '억제력'을 선호할 여지도 있다.

'형님'의 위기

'상왕정치'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정치 활동에 적지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친박계 정수성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운 이후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화합보다는 '억제'를 통해 불안한 평화 상태를 유지했던 당내 역학 관계의 변화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이상득 의원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세무조사 무마 로비 연루설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된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 이 의원과 가까운 여권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의 칼 끝이 겨눠져 있어 이 의원의 입지는 여러모로 좁아질 전망이다.

정몽준 최고위원 역시 타격이 크다. '정치적 고향' 울산에서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가 패함에 따라 당내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정 최고위원은 선거 기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울산에 할애한 바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해 친밀함을 과시하고, 연일 보수적 발언을 쏟아내는 등 이 대통령과 교감을 넓혀가는 그지만 울산에서 '진보'세력에 밀리는 등 '지역 정치 장악력' 문제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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