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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전패론'의 진짜 근거는?

[분석] 볼썽사나운 '참여정부·열린우리당' 선거

새정치민주연합의 '전패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2007년 야권 대선후보를 지낸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서울 관악을 무소속 출마가 결정타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의 구심력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한편, 야권 성향 후보들의 난립으로 새누리당은 표정관리에 돌입했다. 현재 상황만 보면 오는 29일 있을 선거 결과는 정해진 듯 보인다. 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현재 4.29재보선 지역은 총 네 곳, 서울 관악을, 성남 중원, 인천 서구강화을, 광주 서구을이다. 광주 서구을에는 일찌감치 법무부장관을 지낸 천정배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천 후보는 '야권 재편'을 외치며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 공중전에 나섰다. 성남 중원과 인천 서구강화을은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현재 야권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이 믿고 있었던 서울 관악을마저 정동영 후보의 출마로 패색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령처럼 떠도는 새정치연합 '전패론'

현재 벌어지는 전투는 모두 '공중전'이다. 선거는 보통 두 가지 유형의 전략으로 요약된다. 공중전과 지상전. 흔히 표현하는 '공중전'은 선거 초반 후보자가 본인의 입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초반 기선 제압을 위해 정치 노선, 상대의 과거 실정 등을 주제로 '설전'을 벌이게 마련이다. 지역의 바닥 민심을 다지는 것과 별개다. 후보 본인의 이름값을 높이고, 경쟁자를 자신이 만든 '프레임'에 가두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 공중전이다. 선거 분위기가 뜨면 공중전을 접고 저인망식 '발품 유세'에 집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중전은 보통 여야간에 벌어진다. 그러나 간혹 '제식구' 진영에서 공중전이 벌어질 때가 있다. 결국엔 '제 얼굴에 침뱉기'식 설전이 된다. 현재 새정치연합과 정동영, 천정배 후보간의 '공중전'이 그런 식이다.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난무한다. 출마한지 얼마 되지 않은 후보를 두고 과거 야권 분열의 '씨앗'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와 문재인 대표 ⓒ연합뉴스

관악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는 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주역이 정동영"이라며 "소위 말하는 우리 당내 갈등의 출발이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그런 면에서 (야권 재편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정동영 후보가 신당 창당을 밀어붙여 노무현 전 대통령 측과 갈등을 빚었던 것을 비판한 것이다. 앞서 정동영 후보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오찬 도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훌륭한 대통령이었으나 세상을 바꾸진 못했고, 거기에 대해 반성문이 필요하다", "참여정부 때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등, 참여정부 실정론을 제기했다.

절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문재인 대표도 1일 방문한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원이 야권교체 슬로건을 내세웠다"는 질문에 "그쯤 되면 조금 정치가 허무해진다"며 "누구를 위한 야권 재편인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호남의 상징성을 내세우는 '올드보이' 그룹들도 끼어들었다. 야권 내 미묘한 지역 감정까지 자극하고 있다.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원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박근혜 정부 3년차 재보선에서 유권자는 10여년 전의 참여정부 실정과 열린우리당 분열 논쟁, 그리고 이미 정치권에서 잊혀진 이름들의 활약을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전형적인 '뺄셈 정치'다. 이런 행태가 유권자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결국 '야권 전패론'의 근거로 입길을 타고 있다.

선거공학적으로 봤을 때, 현재 형성되고 있는 구도 역시 '야권 전패론'에 힘을 싣는다. '선거 연대론'이 등장했다. 이는 새정치연합을 뺀 다른 야권 성향 정당들, 혹은 무소속 후보들 간에 화두가 돼 있다. '비새정치' 세력의 합종연횡으로 제 3지대 후보가 여론의 주목을 받을 경우, 새누리당이 4곳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것이 현 선거 구도에 기댄 분석이다. 틀리지 않다. 문 대표로서는 위기 의식을 느낄만 하다.

불리해질수록 '문재인 선거' 각인문재인의 '마이웨이' 통할까?

'공중전'은 맛뵈기다. 구도는 이제 막 짜였다. 때문에 전체적인 판세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까지는 보름 가까이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바닥 민심'의 향방이 감지되기 이른 시점이다. 여야 및 각 후보간 '선거 전문가'들이 바빠질 시기다.

궁지에 몰린 새정치연합의 선거전 기조는 그런대로 간명한 편이다. 문재인 대표는 "선거 연대, 전략 공천, 정권 심판 네거티브는 없다"며 '마이웨이'를 선언한 상태다. 이미 전략공천을 배제함으로써 천정배 후보를 놓쳤다는 당내 비판도 감수하고 있다. 궁지에 몰렸을 경우 보통은 전략 수정을 검토하기 마련이나, 현재 문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정도를 가겠다'고 공언한만큼 전략을 수정하면 오히려 더 꼬일수 밖에 없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오히려 정동영, 천정배 등 거취가 일찍 확정됐기 때문에 변수가 사라졌다"고 평했다. '정직한 패배'를 상정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말해주는 것은 한 가지다. 불리한 정황이 드러날수록, 이번 재보선은 '문재인의 선거'로 각인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 내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는 정치력이 필요한 일이다. 최선을 다한 후 패배할 경우 책임론은 불가피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길이 생길 수 있다.

문 대표는 안철수 의원, 박지원 의원 등 당내 경쟁자들에게 SOS를 쳤다. 안 의원은 2일 관악을 찾아 정태호 후보 지원에 나선다. 박지원 의원은 문 의원의 '원탁회의 제안'에 대해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현재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결국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당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박 의원의 '지론'에 비춰봐도 지원을 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현재 판세는 가늠하기 힘들다. 야권 후보들간의 '설전'이 가라앉은 후, 이번 주말이 지난 후에야 바닥 민심이 조금씩 드러나리라고 본다"며 '전패 가능성'에 대한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윤 실장은 "현재 야권의 과거사가 자꾸 불거지는 것은 정동영, 천정배 후보나 새정치연합에게나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야권 입장에서는 뺄셈 정치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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