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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이렇게 지독한 경선 처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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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이렇게 지독한 경선 처음 봐"

"2004년 대선 때 방송 편파보도 탓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일 "나는 검찰까지 끌어들이는 이런 지독한 경선은 처음 봤다"며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양 진영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송지킴이 국민연대' 창립총회 특별강연에서 "후보들도 경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본선에선 거의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선에 너무 지나치게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날 강연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투표를 불과 18일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전 총재 본인도 후보검증 청문회를 앞둔 지난 달 16일 "청문회를 열지 말라"며 '당내 검증 무용론'을 제기하는 등 '정치적인 행보'를 이어 왔다.

"'9룡'때도 이렇진 않았다"

이 전 총재는 "지난 1997년 신한국당 시절 경선도 이른바 '9룡'이 격돌하는 격렬한 경선이었다. 일부가 탈당하는 사태까지 오기는 했지만 경선과정 그 자체는 이렇게 '상대방 죽이기'식이 아니었다"면서 "12차례 각 지역을 다니면서 합동 연설회를 했지만 어느 한 곳에서도 후보에 대한 야유나 폭언, 또는 지지자 간의 격렬한 충돌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한나라당에 쓴 소리를 해야겠다. 한나라당 잘 하라고 쓴 소리를 하는 것이니 이해해 달라"면서 "이렇게 당내 경선에서조차 상대방을 짓밟아버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후보들이 과연 통합과 화해의 정치를 할 수 있을지 국민은 의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에게는 경선이 전부가 아니다"면서 "경선보다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이 나라 안보와 직결된 북핵문제, 남북문제, 한미동맹, 개방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제시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새로운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전 총재는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은 엉뚱하게도 새로운 대북정책이라면서 '평화비전'이라는 햇볕정책의 아류 같은 정책을 내 놨다"며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기본적으로 두 차례의 정권과 별 차이가 없다면 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방송의 편파보도 때문에…"

지난 대선패배에 대한 '억울함'도 토로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방송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며 무책임한 보도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또 2004년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시에도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보도로 국민의 여론을 크게 잘못된 방향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른바 3대 의혹사건, 즉 김대업을 동원한 병역비리 은폐의혹 사건, 설훈 의원이 제기한 20만 달러 수수의혹 사건, 나의 아내까지 연계시킨 기양건설 10억 원 수수의혹 사건 등에 대해 방송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재는 "김대업 사건만 보더라도 내 지지도가 11.8%가 하락했다. 노무현 후보와의 당락차이가 2.3%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 지지도 하락은 엄청난 것"이라며 "이것은 전형적인 네거티브 수법이며 선거에 이기기 위해 정면대결이 아니라 암수, 꼼수를 쓰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은 우리 밖에 대안이 없다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겸허한 자세로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지난 대선에서 방송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돌이켜 보고 진지하게 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이회창 전 총재를 지지하는 팬클럽 회원 100여 명이 피켓과 깃발을 들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지지자는 "검증 끝난 이회창, 정계복귀는 국민의 염원"이라는 피켓을 들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고 한 지지자는 행사 직전 "이회창!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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