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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11일 후보등록…'분열 뇌관' 제거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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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11일 후보등록…'분열 뇌관' 제거됐다고?

극단대결 부추겨 '분열의 기폭제' 될 수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후보 등록이 11일부터 사흘 간 진행된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모두 후보등록 첫날인 11일 오전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한나라당 '빅2'의 분열 가능성은 상당부분 봉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이미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 문제까지 거론될 정도로 격화된 양측의 대결은 '사생결단' 식으로 전개될 게 뻔해 후보 등록이 오히려 내부갈등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법적으로도 분열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내용적으론 이미 분열"

양 진영은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10일 '이명박 X파일'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총체적인 '이명박 죽이기 플랜' 가동 움직임에 주목한다. 이 전 시장에 대한 최근의 혹세무민식 유언비어 날조 움직임은 일정한 흐름 속에 진행되고 있다"면서 "집권세력이 이명박 죽이기 플랜을 제조하고,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이를 공급하고 있으며, 측근의 핵심의원들이 적극 유통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광근 대변인도 '박근혜 전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당이 '차떼기 정당'으로 낙인 찍혀 국민에게 버림받던 시기, 대표님이 보여줬던 구당(救黨)의 모습은 경외감 그 자체였다"면서 "그러나 요즘 벌어지고 있는 대표님 주변의 모습에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표님의 원칙은 필요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원칙'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침묵은 금이라지만 대표님의 침묵은 모든 의구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제는 무엇인가 답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이 전 시장 측은 본격화된 검증 국면에서 "후보 검증은 당 검증위를 통해 '비공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박 전 대표의 도덕성, 재산, 사생활 등과 관련한 '박근혜 X파일'을 수집 중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이번 'X파일' 논란이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의 언급을 통해 촉발됐던 점을 지적하며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구상찬 특보는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시장과 관련한 추문들을 스스로 쟁점화시켜 한참 쟁점이 되던 '대운하 문제점 논란'을 국민의 관심과 언론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면서 "이런 자학적이고 자극적인 정치행태로 국면전환을 도모하는 것은 위험한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요한 문제는 진실규명"이라면서 "여권은 우리 후보들에 대한 검증의 칼집에 아직 손도 안 대고 있다. 누구든 혹독하고 가혹할 여권의 검증에 살아 날 자신이 없으면 애당초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명박 X파일'을 둘러싼 양 진영의 물러설 수 없는 공방을 두고 정치컨설턴트 '민'의 박성민 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중 누가 탈당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이미 양 세력이 더 이상 함께 정치를 할 수 없을 만큼 갈라진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미 분열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8일 부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2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뉴시스

쟁점은 '등록'이 아니라 경선의 '완료'

법적으로도 후보등록 자체가 분열의 가능성을 완전히 막아 놓은 것도 아니다.

공직선거법 제57조 2항은 "정당이 당내경선(당내경선의 후보자로 등재된 자를 대상으로 정당의 당헌·당규 또는 경선후보자 간의 서면합의에 따라 실시한 당내경선을 대체하는 여론조사를 포함)을 실시하는 경우 경선 후보자로서 당해 정당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자는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당 내 경선에 일단 후보자로 등록하게 되면 경선결과에 불복해 독자적인 출마가 불가능하게 된다. 한나라당이 '후보등록'을 분열의 '안전판'으로 사고해 양 주자 측에 끊임없이 조기등록을 요구해 왔던 것도 이 조항 때문이다.

경선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이 법의 규제를 받는다는 선관위의 유권해석도 받아 놨다는 게 한나라당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선 자체가 시작도 못하거나 도중에 무산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네거티브 공방 등 맹렬한 '후보 흔들기' 논쟁이 이어지면서 경선 자체가 무산되면 후보 등록 자체의 의미도 없어진다. 탈당 및 독자출마 금지는 '경선의 완료'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오는 8월 20일을 전후로 예정된 경선이 모두 끝나고 '승자'와 '패자' 확실히 갈리기 전에는 '분열'이 가시화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프레시안>과 만나 "경선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독자출마에 있어 선거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당으로서는 정해진 일정대로 경선을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선이 끝난 이후 경선에 승리한 후보자가 탈당할 경우에도 독자출마 금지 규정은 '원인무효'가 된다. 선거법이 "후보자로 선출된 자가 사퇴, 사망, 피선거권 상실 또는 당적의 이탈·변경 등으로 그 자격을 상실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승자'의 탈당이라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는 만큼 경선 자체의 무산보다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 그러나 후보검증 등의 특정한 계기를 통해 상대진영 및 당 내의 '후보사퇴론'이 거세게 일 경우에는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시나리오다.

박성민 대표는 "누가 됐든 경선 승리자가 결정된 이후 그의 지지율이 폭락해 도저히 이 상태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면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당이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 분열의 뇌관을 제거하기 위해 추진한 후보등록이 오히려 양측의 사생결단식 대결을 부추겨 분열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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