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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이재오 사퇴' 만류 중"

"까딱하면 분당 책임"…정치적 부담에 고심

한나라당 내분 사태를 둘러싸고 공을 넘겨받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의 쇄신안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이재오 최고위원은 사퇴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모두 안개속이다.

이 전 시장은 1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에서 이재오 최고위원을 직접 만나 2시간가량 지도부 사퇴 여부를 비롯한 정국돌파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전 시장 측의 최종 입장표명도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이명박 캠프에서도 양론

이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이명박 전 시장 본인도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단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한나라당의 강력한 개혁과 변화를 요구해 가자는 것이 이 전 시장의 뜻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류는 이 전 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와의 전면전에 대한 부담감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그러나 "캠프 내에서도 입장이 갈리고 있는 만큼 결론이 나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오늘 중에는 입장이 정리되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결론이 미뤄진 데는 당장 이재오 최고위원의 강한 사퇴 의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캠프와 주변 인사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 최고위원이 이 전 시장을 만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한 진수희 의원 등도 '지도부 사퇴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정두언, 진수희, 박형준, 이성권 의원 등 측근의원 그룹이 별도로 모여 대책을 논의한 자리에서도 이렇다 할 결론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시장 캠프의 한 관계자는 "캠프 내의 양 측의 논리와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 보니 결론이 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진통을 전하며 "저쪽에서도 까딱하면 '당을 깨자는 거냐'고 나오지 않느냐"고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반발을 경계하기도 했다.

박근혜 측 "분열책임, 모두 이명박에게"

상대적으로 박근혜 전 대표는 여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노동절을 맞아 인천 중앙병원 산재 환자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있을 대사를 앞두고 당이 빨리 안정돼 한 마음으로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부족하면 분발하고 당의 변화와 개혁을 이뤄야 하는데, 변화와 개혁은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안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강재섭 쇄신안에 대한 이 전 시장의 수용을 압박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최경환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최고위원이 끝내 사퇴한다면 그것은 당을 깨자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당 분열에 대한 책임은 이 전 시장 측에서 몽땅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고 몰아붙였다.

유승민 의원도 "당을 단합의 길로 가지고 가느냐, 분열로 몰고 가느냐를 결정하는 공은 지금 이 전 시장에게 넘어가 있는 만큼 이 전 시장이 이재오 최고위원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 쪽에서도 중진들을 중심으로 유화론이 없는 게 아니다. 이 전 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내가 물러나면 당이 깨진다'는 강재섭 대표의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그대로 당을 운영하는 현명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방호 의원도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재오 최고위원의 입장은 이 전 시장 캠프와 다 연결돼 있다. 자칫 잘못하면 분당으로 치달을 수 있는 일에 직접 개입되는 것이 이 전 시장에 누가 될 수 있는 상황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이재오 '잠행'

캠프 안팎으로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명박 전 시장과 이재오 최고위원의 고민의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측근들과의 접촉도 피한 채 '잠행'을 거듭하고 있다. 측근들은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 전 시장도, 이재오 최고위원과도 연락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오 최고위원 측도 "개인적인 스타일로 보자면 이미 사퇴를 하고도 남았겠지만, 워낙 파장이 큰 사안이다 보니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만 밝혔다.

주변에선 이 최고위원이 결국 사퇴카드를 접는다고 해도 '백기투항'의 모양새만큼은 피해야 하는 만큼 강 대표가 제안한 쇄신안의 내용을 대폭 수정한 별도의 당 쇄신방안을 역(逆)제안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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