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옹졸한' 박근혜…공개 경고해야"

朴 '이명박 책임론'에 당 지도부 발끈

4.25 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27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과의 공동유세 불발이 패배의 원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행정중심 복합도시법안을 놓고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군대라도 동원해 막고 싶다'고 했는데, (그런 분과) 같이 유세를 하면 오히려 표가 떨어지지 않았겠나"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박 전 대표는 "나는 평의원 때나 당 부총재, 대표 때나 또 지금이나 한결같은 마음"이라면서 "당원으로서 당이 필요로 하는 곳에 달려가 땀을 흘렸다.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당 내에서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사퇴론'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후보가 100% 당선돼야 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면서 "선거에 졌다고 곧바로 당과 지도부가 흔들리면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면서 제동을 걸었다.
  
  그는 "당은 이럴 때일수록 더욱 단결해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다음번에 더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재보선 한 번 졌다고 당이 흔들리면 나라는 어떻게 맡을 것인가. 나라를 맡아도 위기는 올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옹졸하다"…"가차 없이 경고해야"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꺼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오전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박 전 대표의 인터뷰를 거론하며 "타 후보에 대해 '소이부답' 할 수 없는 것이냐"면서 "이런 것을 막을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후보나 캠프의 대변인, 캠프 소속 의원들이 서로 네거티브 공세를 제기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장은 "그동안 후보가 상처를 입는 게 아닌가 하는 아끼는 마음으로 (지도부가) 이야기를 못했다"면서 "이러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선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이 한꺼번에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의원도 "당 지도부가 특정주자와 의원들의 이름을 거명해 가며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주영 의원도 "후보들에게 직접 경고를 하지 못하는 게 바로 온정주의다. 가차 없이 경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상수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대선주자로서는 참으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면서 "책임을 남한테 미루는 것은 결국은 옹졸하게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박 전 대표를 비판했다.
  
  안 의원은 "대선주자들 간의 이전투구가 국민에게 염증을 일으켰는데, 또 이전투구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이런 순간에는 서로 자성하고 감싸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들에게 아름답게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길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이라면서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만 놓고 게임을 한다는 것은 싱겁다. 이를 도입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힘들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임태희 의원도 같은 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이 상황을 두고 책임을 다른 쪽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양쪽 모두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럴 때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부가 새로 온다고 해도 지금처럼 대선후보 캠프가 앞서고 당이 뒤에 있는 상황에서는 한나라당의 틀을 국민들이 원하는 쪽으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