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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고사? 내정?…오락가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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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고사? 내정?…오락가락 왜?

[최동호의 스포츠당] 축구협회는 아직도 '정씨들' 사조직인가

축구협회가 이상하다. 내부정보가 줄줄 새고 있다. 19일 '홍명보 감독 내정설'에 이어 20일 '홍명보 감독 고사설'이 터졌다. 신중함과 치밀함은 보이지 않는다. 원칙 없이 우왕좌왕하며 여론에 급급한 모습이다. '홍명보 감독 내정','홍명보 감독 고사' 모두 발원지는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다. 특정 관계자가 내부정보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노출한 것이다. 특히 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이 "홍명보 감독과 교감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힌 상황에서 익명의 고위 관계자가 상반된 팩트인 '홍명보 감독 고사'를 언론에 흘린 것은 '협회 내부에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우려마저 빚고 있다. 와중에 기술위원회는 보이지 않는다. 기술위원회 독립과 자율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축구협회가 또 다시 구태를 반복한다는 증거이다.

축구협회 고위관계자 "정몽규 회장 중심의 고위 관계자들이 감독후보들과 접촉"

'홍명보 감독 내정설'을 최초로 보도한 '네이버 이영미 칼럼'은 '정몽규 회장 중심의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3월부터 감독후보들과 접촉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영미 칼럼'은 또 협회 관계자가 "홍명보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감독직 수락을 2주 전에 구두약속 받았다. 19일에 기술위원회의 재가를 받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축구협회는 19일 기술위원회를 개최했다. 기술위원회 개최 후 허정무 부회장은 "홍명보 감독과 교감이 있었고 홍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과 몇몇 측근 인사들의 뜻에 따라 대표팀 감독이 결정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연합뉴스

대표팀 감독 추천권한을 갖고 있는 기술위원회는 이번에도 겉치레였다. '2주 전에 구두 약속'을 받아낸 감독 내정자가 있었고 기술위원회는 형식적으로 감독 추천 인사 4명을 선정했을 뿐이다. 19일 기술위원회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선 회장님과 고위 관계자의 뜻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술위원회가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주도했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허정무 부회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2011년 조광래 감독 해임 파동 당시 총알받이로 내세워졌던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불과 2년 만에 투명인간으로 전락했다. 보기에 애처로웠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 발언에 따라 춤추는 언론보도…축구협회는 사조직?

정몽규 회장 취임 후 첫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구태로 얼룩지고 있다. 회장과 측근들의 사전결정에 따라 기술위원회가 구색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마저도 손발이 안 맞아 심각한 마찰음이 새어나온다. '홍명보 내정설'과 '홍명보 고사설'이 터지며 여론이 악화된 지난 21일 "24일에 후임감독을 언제 발표할지 확정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24일에 발표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역시 협회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협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내용이었다.

익명에 숨은 협회 관계자가 비공식적으로 던지는 말에 따라 언론보도가 춤을 추고 있다. 이는 기술위원회뿐만이 아니라 협회 내 홍보조직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식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몇몇 실세가 협회를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는 협회 내 공식 조직과 상관없이 감독 선임, 일정 조정은 물론 언론 접촉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듯하다. 무척 바쁜 분이다.

축구협회는 2002년 월드컵 이후 꾸준히 성과를 내오고 있음에도 원망과 비난의 대상이었다. 밀실행정, 무원칙 행정, 파벌인사가 늘 문제였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3월 7일 취임식에서 "투명하고 개방적인 협회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말했다. 축구협회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기존 8국-1센터-1실의 협회조직을 1기획단-4실 체제로 슬림화하며 젊은 인재를 등용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축구야권의 중심인 이용수 세종대 교수를 미래전략기획단장으로 영입해 기대감을 주기도 했다.

협회의 조직개편과 야권인사 영입이 투명성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었을 수도 있다. 반대로 회장의 명을 일사불란하게 수행하기 위한 효율성 제고의 수단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선 투명성과 소통은 보이지 않는다. 정몽규 회장 취임에 걸었던 일말의 기대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월드컵 성적이 축구협회의 성적이 아니다. 축구협회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대표팀과 A매치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유소년 축구부터 아마추어 축구까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곳이다. 대표팀 뿐만이 아니라 학교와 클럽, 동호인 축구 등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곳이다. 그래서 원칙과 투명성이 중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최선의 대안이었다고 판단했다면 절차를 밟아 그를 선임하면 그만이다. 행여 그가 끝까지 고사한다면 2018년을 기약하며 차선책을 찾으면 될 것이다. 절차를 무시해서라도 특정인에 매달린 이유가 무엇인가? 월드컵 성적이 축구협회의 성적이라고 판단했다면 오판이다. 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한국 축구의 백년대계를 내다봐야한다. 그 노력의 결과로 월드컵에서 결실을 맺어야한다. 그래서 축구협회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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