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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이명박 장로와 밀통…한나라당 선거운동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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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이명박 장로와 밀통…한나라당 선거운동원 활동"

명진 추가 폭로…'각하, 소나기는 피하셔야죠' 발언 장본인"

'봉은사 직영 사찰 외압' 논란이 자승 총무원장의 친여 성향 행보 논란으로 번졌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과거 행보를 폭로하며 "그간 친여 성향 총무원장이 정권의 압력을 받아 봉은사를 조계종 직영 사찰로 전환시켰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28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법회를 열고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장로 정권의 하수인이 되었다"며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서 어떤 맹세를 했는지 내 입으로 말하기 전에 자승 원장 입으로 직접 밝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장로와 총무원장 간 어떤 밀통·야합 있었다"

명진 스님은 대선 직전인 2007년 10월 이상득 의원과 함께 봉은사를 찾아온 자승 총무원장을 거론하며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봉은사 방문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그건 맞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돌려보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자승 총무원장의 직책은 조계종 종회의장으로 비유하면 국회의장과 맞먹는 자리에 있었다.

명진 스님은 "조계종 입법기구 의장이 선거 막바지에 가장 당선 유력한 후보를 데리고 오게 해달라고 하는 게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거절했다"며 "이제라도 명명백백 밝혀주길 바란다. 과연 한나라당 이명박 장로의 선거 운동을 하고 다닌 건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명진 스님은 2008년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서 불교 지도자를 초청한 일을 두고 "당시 자승 총무원장은 종회의장 신분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며 "그 자리에서 자승 원장은 '각하, 소나기를 피하고 봐야죠' 이렇게 이야기한 걸로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촛불 집회가 한창일 때, 20만 명에 달하는 불자들이 서울광장에 모여, 현 정부의 종교 편향을 비판하는 법회를 개최했었다. 당시 자승 원장의 발언은 촛불 민심을 잘 헤아려서 불자들과 소통을 하는 게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기에 '모르쇠'로 일관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명진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취임 직후인 2009년 12월 24일,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천안으로 내려가 충청도 지역 주요 사찰 주지를 만난 것도 지적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자리는 세종시 문제가 원안으로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였다"며 "정책 홍보를 위해서 일개 비서관에게 손목이 잡혀 내려간 사유를 말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28일 봉은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명진 스님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흐느꼈다. ⓒ연합뉴스
명진 스님은 "그 자리에서 총무원장은 이명박 국정 수행에 우리가 힘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한국 불교의 대표격인 대한불교 조계종 수장이 시비가 끊이지 않는 세종시 문제를 두고 지역 사찰 주지를 모아놓고 그런 말을 한다는 건 무슨 이유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명진 스님은 "그런 태도를 통해 나는 이명박 장로와 총무원장 간 어떤 밀통, 야합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봉은사 사태는 소나기가 아니다"라며 "당신이 총무원장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내리는 장마비라는 걸 알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명진 스님은 "나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면 어떤 부귀영화보다도 좋고, 어떤 직책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자승 총무원장은 (반대로) 한나라당 당원으로 일했다. 이것은 중이 할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총무원장은 종단 지도자가 아닌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

명진 스님은 27일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승 총무원장의 부적절한 행보를 폭로했었다. 명진 스님은 2007년 대선 당시 자승 총무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과 함께 여러 사찰을 다니며 이 후보의 선거를 도왔다고 밝혔다.

자승 원장은 명진 스님에게도 이명박 후보가 봉은사 신도들에게 인사할 수 잇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금도를 넘지 말라며 명진 스님은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자승 총무원장이 봉은사뿐만 아니라 용주사 등 여러 사찰을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종단 지도자가 아닌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것"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한 발 더 나아가 2009년 치러진 총무원장 선거 때 청와대와 국정원 등 여권이 자승 스님을 돕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음도 폭로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봉은사 다래헌에 사무실을 차려둔 자승 스님이 "통화 때마다 이상득 의원의 이니셜인 '에스디(SD) 영감'과의 통화라고 말하곤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자승 원장이 전임 총무원장에 비해 매우 젊고 승려로서 별다른 수행 경력도 없음에도 조계종 내 모든 계파의 지지로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권력의 비호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명진 스님의 주장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당초 총무원장은 수도권 포교 강화를 위해 도선사와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도선사는 빼고 봉은사만 직영사찰로 지정했다. 의결 과정에서도 봉은사 직영 안은 중앙종회의 안건 상정을 논의하는 총무위원회에서 5대 4로 부결되었음에도 총무원장이 직권 상정,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여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자승 원장이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명진 스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자신이 스스로 용퇴하는 게 옳고 만약 거짓말이라면 명진 스님을 종단에서 추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승 총무원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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