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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이와 익팅,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다
[나나이(Nanay), 슬럼을 떠나다 ⑤] 손문상 화백과 함께하는 타워빌 벽화 그리기
타워빌 봉제 협동조합 '익팅'의 재간둥이 보니폴이 쑥스러운 듯 펼쳐 든 종이에는 분홍색 슬리퍼 그림이 있었습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어렸을 때 사촌 언니한테서 슬리퍼를 선물 받았을 때예요." 보니폴에게 소중한 선물을 준 사촌 언니는 병원과 공장을 그렸습니다. "타워빌에 오기 전 마닐라에서 살 때, 공장 일이 너무 힘들어 유산 했어요. 너무 슬프고 끔
서어리 기자(=마닐라)
2016.03.05 09:08:48
"돈 주는 게 제일 쉬워요. 그런데…"
[나나이(Nanay), 슬럼을 떠나다 ④] 이철용 캠프 대표 인터뷰
나나이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타워빌은 이제 더 이상 절망의 동네가 아니라고. 작지만 큰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입니다. 타워빌의 기적은 우연이 아닙니다. 지역 개발에 대한 무수한 고민과 노력 끝에 일군 성과입니다. 물론 그 주체는 필리핀 정부가 아닙니다. 'our friend', 'good guy' 나나이들은 그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타워빌 봉제 협
서어리 기자
2016.02.21 15:37:05
아들 손잡고 결혼식 입장, 꿈 이룬 나나이들
[나나이(Nanay), 슬럼을 떠나다 ③] 타워빌 첫 합동 결혼식
"몰라보겠어. 정말 예쁘다." 어제까지만 해도, 수수한 차림으로 재봉틀을 돌리던 '나나이'(어머니라는 뜻의 필리핀 타갈로그어)들이 깜짝 변신했습니다. 베이지색, 금색 드레스를 빼입고 곱게 화장을 한 채로 나타났습니다. "오늘만 기다렸어요." 오늘은 타워빌 주민 모두가 기다리던 결혼식 날입니다. 필리핀에서 결혼식은 아주 중요한 예식입니다. 그래서 식을 아주
2016.02.16 10:02:39
타워빌의 '마더 파워', 에블린의 하루
[나나이(Nanay), 슬럼을 떠나다 ②] '감시자' 없는 행복한 봉제 공장에 가다
새벽 네 시 반. 동도 트지 않은 이 시각, 에블린은 벌써 분주하다. 다섯 식구의 아침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타워빌 봉제 협동조합 '익팅'의 회장 에블린은 집에서는 둘째 딸과 손녀, 그리고 막내 아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다. 2009년 '온도이' 태풍 이후 대피소를 전전하다 타워빌에 정착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집은 어수선하다. 건물이 다 지
2016.02.09 09:13:10
시체와의 동거 3개월… 지옥을 보다
[나나이(Nanay), 슬럼을 떠나다 ①] 재난과 죽음의 동거 중인 필리핀 난민
지옥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여기저기 널브러진 시체들이었습니다. 목이 꺾이고 물에 퉁퉁 불은 시체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갔습니다. 시체를 그저 쌓아둘 공간도 모자랐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한 공간 속에 뒤섞였습니다. 발 아래로는 구더기 떼가 득실거렸습니다. 농구장, 대피소, 시체, 그리고 태풍. 에블린이 머릿속에서 지우고
2016.02.05 07:3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