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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옥, 카슈미르
[유라시아 견문] 카슈미르 : 대분할 ③
비대칭적 분할 체제 펀자브와 이웃한 카슈미르도 쪼개졌다. 분할의 양상은 한층 복잡한 것이었다. 기층과 상층이 크게 어긋났다. 종교와 국가를 균질화하는 '두 민족' 이론이 적용되지 않았다. 무슬림이 다수임에도 인도에 편입된 영토가 훨씬 넓었다. 카슈미르의 3분의 2를 인도가 차지했다. 파키스탄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 미수복된 '이슬람의 땅'을 되찾고자
이병한 역사학자(=스리나가르)
2016.07.12 08:06:32
강간하고 또 강간하고…1947 '지옥열차'
[유라시아 견문] 남아시아 펀자브 : 대분할 ②
붉은 강 파키스탄의 라호르는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국경을 넘었다는 실감이 덜했다. 겨우 한 시간 남짓 걸렸을 뿐이다. 시차는 고작 30분이었다. 하지만 거리는 가깝되, 거리감은 적지 않았다. 일주일에 단지 두 번의 항공편만 있을 뿐이다. 연결망이 뜸한 것이다. 그런데도 방금 비행기를 타고 떠나왔던 델리와 몹시 흡사했다. 무굴제국과 대영제국의 흔적들이 고스
이병한 역사학자(=라호르)
2016.06.28 07:23:21
20세기 최대의 분단 국가, 인도와 파키스탄
[유라시아 견문] 1947 : 대분할 ①
파열 20세기 최대의 분단 국가는 남/북한도, 남/북베트남도, 동/서독도 아니다. 단연 인도/파키스탄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무굴제국과 대영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형제국이자, 세 차례나 전쟁을 치른 적대국이기도 하다.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인도는 13억, 파키스탄은 2억이다. 두 나라 모두 대국인데다, 핵무장 국가이기도 하다. 富國(부국)은 아닐지언정, 强
이병한 역사학자
2016.06.21 07:26:53
인도의 진짜 독립 영웅은 간디가 아니다
[유라시아 견문] 수바스 찬드라 보스 : 남국의 열혈남아
도전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대영제국의 위신은 완전히 무너졌다. 그렇다고 인도인의 마음이 국민회의로 쏠렸던 것도 아니다. 1942년 '인도를 떠나라(Quit India)' 운동 이후 국민회의는 유명무실했다. 간디와 네루 등 지도부가 수감되면서, 사실상 활동 중지 상태였다. 종전 당시 인도인들의 영웅은 국민회의가 아니라 인도국민군이었다. 대영제국에 협력하며 유
2016.06.14 09:18:20
인도가 일본에 먹혔다면, 역사가 바뀌었다!
[유라시아 견문] 인도양 : 제국의 흥망성쇠
제국의 폐허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났다. 영국은 승전국이었다. 그러나 무색했다. 대영제국은 해체되었다. 인도부터 떨어져나갔다. 인도는 대영제국의 기틀이었다. 최대 식민지 인도 없이는 대영제국이 성립할 수 없었다. 인도를 정복했기에, 인도양을 장악할 수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으로 해가 뜨는 대일본제국만 파산했던 것이 아니다. 해가 지지 않는다
2016.06.07 04:37:42
美 국민 스포츠 요가, 올림픽도 접수?
[유라시아 견문] 요가 : 탈인도화와 재인도화
요가의 세계화 나는 요가 마니아이다. 2007년 입문했으니, 올해로 9년차이다. 책 읽고 글을 쓰다보면 목과 어깨가 자주 굳는다. 근육이 뭉치면 머리도 탁해지기 십상이다. 흐릿한 정신으로 쓰는 글은 아니 쓰는 것만 못하다고 여긴다. 타개책으로 삼은 것이 요가 수련이었다. 효과가 톡톡했다. 요가 한 시간이면 말랑말랑하게 풀어줄 수 있다. 한창 때는 술자리에서
이병한 역사학자(=델리)
2016.05.31 07:14:07
<타이타닉>은 인도양에서 침몰했다
[유라시아 견문] 뭄바이 : 글로벌 발리우드
봄베이와 뭄바이 작년(2015년) 가을 부산 영화제에 다녀왔다. 2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였다. 나는 인도 영화를 몰아서 보았다. 개막작부터 주바안이었다. 카슈미르의 소녀도 챙겨보았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지, 남아시아 대분할 체제의 상징적인 장소이다. 꼭 방문할 곳으로 꼽아두고 있었다. 영화제는 10월이었고, 인도행은 11월이었다. 시운이
이병한 역사학자(=뭄바이)
2016.05.24 08:05:51
동포를 미개인 취급한 독립운동가, 왜?
[유라시아 견문] 민족 해방의 역설 : 혼/백의 분단 체제
민족주의의 역설 인도 모디 내각 인사 가운데 꼴불견이 없지 않다. 대개 민족봉사단 출신이다. 나라 경영에 주력하기보다는 엉뚱한 짓에 더 공을 쏟는다. 교육부 장관은 성탄절에 학교가 쉬어야 할 이유가 없다 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기독교를 배타한 것이다. 내무부 장관은 모든 주에서 쇠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여 물의를 일으켰다. 무슬림을 겨냥한 것이다. 힌
2016.05.17 07:59:20
"감옥에 가느니 차라리 군대에 입대하라!"
[유라시아 견문] <힌두뜨와> : 정치적 힌두교
네루 대학교 델리에 입성한 것은 지난 2월이다. 학연 덕을 보았다. 단 두 번의 연결망이 필요했다. 학부 시절 인도사를 배웠던 이옥순 선생님께 자문을 구했다. 지금은 인도연구원 원장이시다. 곧장 연세대학교에서 박사 공부를 한 인도인 친구를 추천해 주신다. 사토시 쿠마르. 식민지 조선을 연구한다. 식민지 인도를 참조점으로 삼는다. 참신한 입각점이다. 나보다
2016.05.03 14:50:13
기차가 불타자, 2000명이 죽고 400명이 강간당했다
[유라시아 견문] 구자라트 : RSS와 BJP
구자라트 인도 아메다바드(Ahmedabad)에 내렸다. 구자라트의 주도이다. 인도 같지가 않다. 깔끔하다, 깨끗하다고는 못하겠다. 덜 더럽다. 덜 지저분하다. 길바닥에 너부러져 자고 있는 개들이 보이지 않는다. 파리 떼도 덜한 편이다. 팔다리를 잡아끌며 구걸하는 이들도 드물다. 공기도 덜 탁하다. 델리는 매연이 무척 심하다. 베이징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2016.04.26 10:3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