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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사를 대하는 '인식의 혁명'을 요청한다
[최재천의 책갈피] <상나라 정벌> 리숴 글, 홍상훈 역
책을 읽던 중 불현 듯 두 사람이 떠올랐다. 리튬이온전지 개발로 2019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요시노 아키라. 그는 교토대 재학 시절 고고학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것이 노벨상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문자가 없던 시대에 연구의 실마리가 되는 것은 출토된 토기 등의 물적 증거뿐인데, 고고학 발굴에 힘쓰면서 이런 '증거'를 겸허하게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2024.03.30 20:06:43
건설·플랜트·운송…'남초 현장'에서 일하는 '베테랑 여성' 이야기
[프레시안books] <나, 블루칼라 여자>
1914년 전 금속과 기계를 다루는 군수공장 일자리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상황을 바꾼 것은 세계대전이었다. 남성이 징집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각국 군수공장의 빈 자리는 여성으로 채워졌다. 전쟁의 비극성과 별개로 이는 '남성의 일과 여성의 일이 따로 있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며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고전적 사례로 남
최용락 기자
2024.03.30 17:04:31
상호-비평(inter-criticism)의 수행을 따라가는 흥분의 정동
[프레시안 books] <벤야민-아도르노와 함께 보는 영화: 국가 폭력의 관점에서>
우선 책의 형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책, <벤야민-아도르노와 함께 보는 영화: 국가 폭력의 관점에서>는 공저입니다. 문병호와 남승석, 두 학자가 함께 썼습니다. 공저는 흔히 볼 수 있는 저술 형식이지요. 학계에서 출판하는 공저는 보통 선집, 즉 '앤솔로지'가 많습니다. 책으로 묶어야 하니 특정한 주제를 설정하고 여러 학자의 글을 편장으로
임대근 한국외대 융합인재대학 교수
2024.03.23 10:27:08
이스라엘의 '학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프레시안books]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질베르 아슈카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어가면서 이스라엘의 보복이 비례성에 어긋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정도면 사실상 인종 학살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레바논 출신으로 SOAS 런던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발전 문제와 국제관계를 강의하
이재호 기자
2024.03.16 14:02:13
한국인 삶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군사주의'의 모습
[프레시안books]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
평화학자인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군사주의 : 폭력의 이데올로기와 작동방식>을 출간했다. 지난 10여 년 간 계속된 북한, 통일, 평화, 인권 등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한반도의 군사주의라는 주제로 발전됐다. 이 책은 필자인 서보혁 박사가 한반도 문제에 천착하면서 그것이 갖고 있는 이념적, 민족적, 체제적 특수성에 기반한 관점의 한계를 인
강혁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박사후연구원
2024.03.12 15:01:48
인종청소, 노예무역, 혼혈학대…콜럼버스 이후 백인이 빚은 '피의 역사'
[프레시안 books] <지구얼굴 바꾼 인종주의>
1939년 제작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하인으로 출연한 흑인 여배우 해티 맥대니얼은 애틀랜타에서 열린 첫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흑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수상식에서도 차별을 받아야만 했다. 수상식이 열린 호텔은 ‘백인전용’을 내세워 그녀의 출입을 거부했다. 다른 출연진과 떨어진 뒷자리에 자리를
허환주 기자
2024.03.10 04:03:43
탈-중심화하는 자기와 인격적인 신에 대해
[프레시안 books] <초월과 자기-초월>
한 호흡에 보기 힘든 영화들이 있다.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 <아무르>나 이창동 감독의 <시> 같은 영화들이 그렇다. 이런 작품을 한 번에 소화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지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쉽게 처리하고 지나가버리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왜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가? 인간은 왜
강지하 서강대학교 철학연구소 연구원
2024.03.09 19:03:10
"'가십걸'이 예술은 아니지만 축구도 첨단 과학은 아니지 않나?"
[프레시안 books]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고 싶지만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다." 자아를 찾고자 하는 젊은이의 흔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여성 혐오 사회에 살고 있는 여성에겐 질문의 시작점도, 의미도,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다르다. 생물학적 여성에게 여성성이라는 특성을 부여한 사회가 동시에 여성성을 비하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뒤늦게 폄하된 특성을 버리고 "지금과는 다
김효진 기자
2024.03.09 15:05:58
일본식 '잃어버린 30년' 시작됐다
[프레시안 books] <화폐 권력과 민주주의>
한국 체제를 받치는 두 기둥은 민주주의 정치 체제와 자본주의 경제 체제다. 1인 1표제로 법 앞의 평등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체제와 1원 1표 원칙에 따라 부의 독점권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상호 견제한다. 한국은 이 두 날개로 나는 국가인 셈이다. 힘이 한쪽으로 쏠린다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구체적으로 극단적인 자본주의의 성행은 반드시 양극화로 이어
이대희 기자
2024.02.17 12:26:52
재난이 된 자본주의·극우파 득세·기후위기, 인류의 선택은?
[프레시안 books] 캘리니코스 킹스칼리지 명예교수의 <재난의 시대 21세기>
"재난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정상이 되고 있다." <재난의 시대 21세기>(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이수현 옮김, 책갈피 펴냄)은 불과 몇년전 한세기 만에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떠올릴 때 매우 와닿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약 700만 명이 사망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 콜린 칼슨
전홍기혜 기자
2024.02.10 16:5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