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5일 14시 10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칠칠하다’와 ‘칠칠맞다’
필자는 어렸을 때 매우 덜렁대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집에서 부르는 별명도 ‘덜렁이’였다. 사실은 원래부터 덜렁대는 성격이 아닌데, 위의 형이 워낙 꼼꼼하다 보니 필자가 상대적으로 덜렁대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른바 상대적으로 덜렁거리는 것으로 보일 뿐이지 원래 덜렁이는 아니었다는 것이 필자의 변명(?)이다. 실제로 태눙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지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바가지’와 문화문법 이야기
최 교수는 오늘도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에 잠을 깼다. 늙은 나이에 재미있게 살아보려고 옥상에 평상을 만든 것이 화근이었다. 문제는 아내와 의논하지도 않고 만들었다는 것과 지나치게 바가지를 썼다는 것이다. 제 딴에는 제값을 준 것 같은데 남이 볼 때는 지나치게 많이 지불한 것처럼 보이는가 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옥상에 작은 평상 하나 만들어서 제자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부딪히다’와 ‘부딪치다’
대통령 통역을 담당했던 후배가 한 말이 기억난다. 영국 여왕처럼 품위 있는 말을 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같은 영어라고 해도 상당히 품위 있는 어휘를 구사했던 모양이다. 이와 같이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과 깊은 관계가 있다. 오늘 주제어로 삼은 단어는 많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틀리는 어휘들이다. ‘부딪히다’를 ‘부디치다’로 쓰는 사람도 많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보름과 망월(望月)
어린 시절에는 보름달이 뜨면 유난히 좋았다. 뭔가 소원을 빌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정월 대보름과 팔월 한가위는 달이 크기로 유명하다. 올해는 유난히 큰 달이 뜰 것이라고 해서 어린아이처럼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정월 대보름이 되면 긴막대기에 짚을 나이 수대로 묶어서 불을 붙여 달을 향해 나이 수만큼 돌렸다. 그때 무슨 뜻인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로컬 푸드와 우리 농산물
얼마 전에 세종시 의회에서 ‘로컬 푸드’라는 명칭에 관해 토론이 있었던 모양이다. 로컬 푸드라는 명칭을 고집하는 의원과 ‘지역 먹을거리’라는 명칭으로 바꿀 것을 원하는 현 시장 측(?)과의 논쟁이 있었나 보다. 필자는 의원도 아니고 기자도 아닌 관계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는 없다. 다만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얼을 기리는 도시인만큼 한글로 바꾸는 것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애끊다’와 ‘애끓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않아 /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림하는 차에 / 어디서 일성(一聲) 호가(胡笳)는 남의 애를 끊나니”라는 시조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애를 끊는다”는 말이 무슨 뜻인 줄도 모르고, 그냥 뱃속에 든 아이를 끊어내는 것인 줄 알았다. 적의 동태를 살피려고 수루에 올라 있는데, 어디서 들리는 한 줄기 피리 소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재와 아줌마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졸릴 때가 된 것 같으면 나름대로 재미있는 얘기를 던지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아재 개그’라고 하면서 웃지도 않는다. 예를 들면 “가장 뚱뚱한 사람 이름은 뭐지?” 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너무 오래 된 이야기라 답을 하지 못한다. “‘배둘레햄’이야.” 하고 혼자 웃는다. 이 상황에서 웃어야 하는데 세대 차이인지 아이들은 별로 웃지 않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쫓다’와 ‘좇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우리말 중의 하나가 ‘쫓다’와 ‘좇다’의 차이를 구별하는 것이다. 발음의 차이도 있지만, 발음보다는 의미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받침을 잘못 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ㅈ’으로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오히려 외국인 학생들은 받침을 틀리는 경우가 드믄데 우리나라 나이든 사람들이 많이 틀리고 있는 것을 본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스트레스와 울결(鬱結)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오늘 아침 신문마다 청년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에 대해 노년층의 불만이 많다고 난리가 났다. 사실 평생 월급받고 세금을 원천징수당한 필자로서는 상당히 불만이 많다. 젊은 시절에는 기여금(지금의 연금) 떼는 것에도 불만이 많았고(퇴직을 앞둔 지금은 기여금 뗀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제대하고 복직했더니 복무기간 중의 의료보험료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영끌러(?) 유감
신문이나 TV 뉴스 등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 중에 ‘영끌러’라는 말이다. 어제 쉰 다섯 살 된 후배에게 이 말을 했는데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소리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이었다. 필자는 며칠 전 뉴스에서 본 글이라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하는 것)’이라는 용어에 관해 토론을 하고 싶었는데, 전혀 의미를 모르고 있으니 처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