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5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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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한글 맞춤법’이야기 중에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이 ‘부딪치다’와 ‘부딪히다’의 구별에 관한 내용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세한 설명을 보태려 한다. 사실 우리말을 제법 안다는 사람도 이에 관해서는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말은 사동이나 피동을 의미하는 선어말어미가 비슷한 것(이, 히, 리, 기)이 있기 때문이다. ‘먹다’의 경우 ‘먹이다’와 ‘먹히다’를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썩이다’와 ‘썩히다’
살다 보면 속상한 일이 참으로 많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마음이 울적해지고 불편하다. 이런 것을 일컬어 속상하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것도 문화문법만으로 해석해야 의미가 잘 통한다. 마음이 불편하고 우울해지면 그 스트레스로 인하여 속(위장)이 상한다. 그래서 위암의 주범이 스트레스라고 하는 것이다. 술을 먹지 않는 사람도 속상한 일을 많이 당하면 위암에 걸린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억지’와 ‘떼거지’
1997년에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현재 중부대학교 근처로 이사를 했다. 처음에는 대전 둔산동에 자리를 잡았으나 이왕 지방으로 내려왔으니 시골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금산군 진산면의 작은 농가를 구입하여 입주하였다. 작은 오두막집이었으나 나름대로 재미있게 살기에는 제격이었다. 마침 동네 어른이 주변에 밭이 있으니 사라고 해서 480평이 조금 넘는 땅을 사서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살코기’과 ‘암비둘기’
지난 번에 강의할 때 ‘ㅎ종성체언’에 관해 설명했더니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외국어에도 이러한 발음이나 표기는 많다. 인도네시아어에서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Trima kasih.’라고 하는데 필자가 “뜨리마 까시!”라고 했더니, “그것이 아니고 끝에 ‘h’발음을 약하게 넣어 달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h’ 발음이 단어의 끝에 들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바바리 맨’과 ‘쿠킹 포일’
아침이면 일어나서 신문을 펼쳐 보던 것이 옛일이 되었다. 조간 신문을 보면서-희한하게 신문은 읽는다고 하지 않고 본다고 표현한다- 화장실에 가서 읽던 버릇이 있었는데, 요즘은 전화기를 들고 가서 뉴스를 훑어 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 되었다. 전화기를 열면 뉴스가 많이 읽은 순서대로 떠오르고 관심 분야를 읽어 보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도로 위 수상한 봉고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출생률’과 ‘난임’
필자는 베이비 부머라고 하는 세대의 중앙에 태어났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면서 늘 들었던 말이 ‘산아제한(産兒制限)’이라는 용어였다. 지나치게 많은 아이를 낳아서 나라 살림이 어려우니 조금만 낳자는 말이다. 그래서 나온 표어가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고, 어느 시절부터인가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잖다.”라는 말로 바뀌었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빠’와 ‘아버지’의 호칭 문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존대법이고 다음으로 어려운 것이 조사와 어미에 관한 것들이다. 특히 한국의 호칭은 어렵다. 미국으로 유학간 한국 아이가 선생님을 부를 때 “Teacher! Teacher!” 하고 불렀더니 아무도 안 돌아보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름을 부르는 서양문화와 직책이나 호칭을 부르는 우리 문화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의 남자들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선지’와 ‘순대’ 이야기
어제는 오랜만에 아침 해장국으로 양선지국으로 먹었다. 오래 전부터 아침에는 계란 두 개만 먹는 것이 습관이 있었는데, 어제 온 손님은 계란 두 개로는 양이 안 차는 모양이었다. 항상 아침에는 해장국을 먹으로 가자고 한다. 필자가 계란 두 개 삶는 것이 안쓰러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계란 두 개로는 조반 대용으로 부족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양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내’와 ‘남편’
‘아내’을 지칭하는 말이 참으로 많다. ‘내자, 안사람, 마누라, 여편(네), 와이프…’ 등등 참으로 많은 단어들이 있다. 과거에 필자의 전화기에 아내를 ‘마누하님’이라고 저장해 놓았더니 아내가 투덜거렸다. “도대체 ‘마누라’가 뭐냐?”는 말이다. 사실 마누하(마노라)라고 하는 것은 상당한 극존칭인데 듣기에 따라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곡학아세(曲學阿世)’와 ‘불수진(拂鬚塵)’
대학에 처음 입학하고 강의 시작하던 날이었다. 모두 긴장해 있었는데 당시 막 교단에 서신 젊은(?) 교수가 칠판에 대문짝만하게 글씨를 썼다.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글의 의미를 아느냐?”고 물었고, 학생 중 하나가 “학문을 왜곡하고 세상에 아부한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젊은 교수는 “잘 했다.”고 하면서 세상을 살되 절대로 학문을 왜곡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