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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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시절, 삶을 놓치지 않기를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정답을 찾는 노력
"아, 어쩜 좋아. 말도 안 돼." 치료를 받던 환자가 전화 통화를 하더니 정신없이 베드에서 일어납니다. 잠깐 사이 얼굴에 창백하고 눈빛이 달라진 것을 보면서, '설마?'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양보호사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같다고 해요. 치료비는 다음에요 선생님." 황망한 모습으로 한의원 문을 나서는 환자를 보면서 열흘 정도 전에
김형찬 다연한의원 원장
'나는 지구인'이라는 인식이 필요할 때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본래 면목은 화장을 지운 후에야 알 수 있다
"허~ 기가 막히네."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하던 아내가 한숨을 쉬며 한 마디를 합니다. 이미 뉴스 기사 등을 통해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배송이 원활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직접 접하니 실감이 난 것이지요. 미세먼지 때문에 구비해 놓은 것이 있긴 하지만, 아이의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니 준비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요즘 운동하세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숨쉬기, 밥 먹기 그리고 움직이기
"요즘 운동 하세요?""하하, 아직요.""새해 되면 시작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우리에게는 설날이 있으니까요. 설 지나고 나면 시작해야죠.""하하하, 정월대보름도 있어요.""흐흐흐, 잘 아시네요." 흔히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다 얼마 못가 포기하는 경우를 작심삼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환자 중에는 일 년 내내 계획만 세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실
암은 급성 병일까?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암 치료는 천천히, 신중하게
연말 연초, 잘 지내겠지 하는 마음으로 소원하게 지내던 친구를 만나고, 멀리 있는 친구에게는 안부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 친구의 아버지는 암 진단을 받고, 다른 친구의 아버지는 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 달 전에는 췌장암 진단을 받고 1년간 투병했던 친구 어머니의 조문을 다녀왔지요. 20년이 넘게 알고 지낸 친구들의 소식에 진료
정신차려, 사피엔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새해 다짐은 기후위기 대응으로
"12월이 다 가는데 눈다운 눈을 못 봤네요. 겨울 같지가 않아요." 점심을 먹고 간단히 운동을 마친 후, 텀블러를 들고 단골카페를 찾았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잠깐 동안 주제가 없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오늘은 날씨 이야기입니다. "그러게요. 그런데 어느 지역은 홍수가 나서 난리고, 어떤 곳은 비가 너무 안와서 힘들고. 빙하는 녹아내리고 생물들도 사라지고
아무 느낌이 없을 때 한걸음 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한걸음만 더 떼면 건강이 보입니다
"아, 이제야 숨이 좀 편하게 쉬어 지네요. 아침마다 복식 호흡 연습할 때는 잘 된다고 생각했는데, 누워서 해 보니 억지로 힘을 줘서 했던 거였어요. 뭔가 매듭 하나가 풀린 것 같아요." 침을 맞고 나오는 환자는 부력을 발견한 아르키메데스의 표정과 들뜬 목소리로 원장실에 들어섭니다. 이 분은 평소 침을 놓고 뜸을 뜨면 의서에 기록되어 있을 법한 신체의 반응
환절기 감기는 몸의 대청소 신호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병을 가이드 하다
"어! 원장님도 감기 걸리셨나봐요?""네~ 그럼요. 저도 사람인데요." 얼마 전 십 수년째 비염이라며 내원한 환자가 잠긴 제 목소리를 듣고 약간은 신이 난 듯 물었습니다. 말 속에 왠지 '의사가 돼서 감기에 걸리냐?'는 작은 가시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 또한 살아 있으니 아프고, 또 언젠가는 죽는 존재지 않겠냐며 그 가시를 웃으며 넘겼습니다. 아마도 40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존재다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파블로 카잘스의 생애에서 배우기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을 지나 겨울에 접어든다는 입동이 가까운 요즘, 진료를 마칠 무렵이 되면 어느덧 한밤중과 같은 어둠이 내립니다. 그래서 환자도 직원도 다 가고, 텅 빈 진료실을 정리 할 때면 한 해가 이렇게 지나는 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퇴근길, 즐겨 듣는 라디오 채널에 주파수를 맞추니 파블로 카잘스에 관한 일화가 소개됩니다. 전 세
'고기는 구워야 제 맛'이지만...건강에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건강수명 위해 피해야 할 것들
"신선한 채소를 즐겨 드시고, 좋은 고기도 좀 드셔야 해요. 고기는 가능하면 굽지 말고 삶아서 드세요. 그리고 점심 먹고 따뜻할 때 가볍게 산책도 하세요. 햇볕을 좀 쫴야 뼈도 튼튼해지고 밤에 잠도 잘 와요." 하루 세끼에서 한두 가지 찬에 정성을 더하고 햇볕을 맨살에 쬐며 한들한들 잠시 걷는 일은 정말 사소하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
걷는 인간으로 마지막까지 살다 가는 법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인간의 일생
"버스가 저만치 와서 정류장까지 몇 발자국 뛴다는 게 그만 자빠져 버렸네. 사진 찍어 보니 뼈는 괜찮다는데 자고 일어나면 옆구리가 아파서 죽겠어. 병원서 소염진통제랑 위장약 처방은 받았는데 침도 같이 맞으면 더 빨리 나을 것 같아서 왔네." 일을 조금만 무리하면 허리가 아프다고 치료를 받던 어르신이 오늘은 부상을 입고 오셨습니다. 평소에도 가만있지를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