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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구속력' 없는 울산플랜트 노사정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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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구속력' 없는 울산플랜트 노사정 합의

합의내용 이행 보장성 취약, 울산시 "각자 도덕성에 맡길뿐"

파업 71일만에 울산건설플랜트 노조 파업 사태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27일 오후 공표된 노사정 합의안을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내용들이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하도급 법 등 기존 실정법에 준하는 내용일뿐더러, 이마저도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을 남기기 때문이다.

***합의내용, 대부분 실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에 불과**

합의문에 따르면, 노사정은 근로조건, 불법다단계 하도급 규제, 조합원 채용시 불이익 금지, 노조 인정과 편의제공이 4가지 조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부분 내용들은 노동관계법과 건설관계법에서 이미 보장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예컨대 기준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44시간으로 하기로 한 조항은 근로기준법에 이미 명시된 조항이다. 재하도급을 금지한 조항 역시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 금지하고 있는 건설산업 기본법에 정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조합원임을 이유로 채용시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는 조항 등은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기본적 노동권과 관련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합의안에 적시된 조항들의 수준을 보면, 플랜트 노조가 그동안 주장했듯 얼마나 최소한의 요구를 했던가를 새삼 확인케 하고 있다. 또한 울산 건설플랜트현장이 지금껏 법의 사각지대였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합의내용 이행가능성 불투명**

문제는 이런 수준의 합의안조차 과연 건설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될지 여부가 매우 불투명해, 유사시 파업사태 재발이 우려된다는 대목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합의내용의 적용방식과 효력에 대해 노사정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관련사항 논의를 차후로 연기했다. 이날 발표가 최종 결과가 아닌 '중간결과'라는 발표형식을 띈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합의안은 이와 관련 ▲미 타결 쟁점은 차후 실무회의에서 논의한다 ▲실무자협의회는 6월1일에 1차 회의를 갖는다 ▲대표자회의는 최종 합의때까지 지속한다 란 문구가 들어가 있을 뿐이다. 즉 협상 최종 시한, 합의 내용 미이행시 강제수단 혹은 책임소재 등과 관련된 사항은 누락된 것이다.

***울산시, "합의내용 법적 구속력 없다. 각 주체 도덕성에 맡길 뿐"**

이번 공동협의회를 주도한 최문규 울산시 경제통상국장은 이와 관련 "공동협의회 합의내용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협의에 참석한 대표자들의 도덕성에 맡길 뿐"이라고 말했다. 즉 합의사항 이행 여부는 노사 양측의 도덕성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울산시 또다른 관계자는 합의타결 기자회견 자리에서 "최초로 맺어지는 사회 협약인 만큼 노사정 모두 책임있게 (합의내용을) 지킬 것"이라며 "혹시라도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해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사측의 태도는 합의 내용에 대해 별 신경쓰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김재홍 사측 교섭대표는 합의내용 이행여부와 관련 "각 업체들의 특성과 매출액 수준 등 조건이 다르다"며 "개별 노사 교섭을 통해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개별 교섭 여하에 따라 이날 공동협의회에서 발표한 '합의내용'이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란 설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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