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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삼보일배' 탄압에 경찰청앞 철야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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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삼보일배' 탄압에 경찰청앞 철야농성

이수호 위원장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기도

경찰이 23일 삼보일배하던 울산건설플랜트 노조 조합원 전원을 연행한 데 대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경찰청앞 밤샘 농성.이수호 위원장 땅바닥에 내동댕이**

23일 오후2시50분 경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삼보일배를 하던 중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5백82명 전원 연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민주노총이었다.

민주노총은 이수호 위원장이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 '지금이 5공·6공 시대인가'란 제하의 성명을 제작하는 한편, 서대문 경찰청 항의방문 결정을 내렸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이수호 위원장이 울산플랜트 노조 조합원 전원 연행 소식을 듣고 매우 분노했다"며 "즉각적인 항의표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수호 위원장과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등 임원 5명은 오후5시30분 서대문 경찰청에 도착, 정문에서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하지만 경찰청 경비대는 즉각 정문 출입에 방해된다며 이수호 위원장등 민주노총 임원들의 사지를 들고 정문 왼편으로 이동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기도 했다.

***노동인사 총출동, 경찰 전원 연행 비난 봇물**

경찰청 앞 항의집회 소식이 각 단위 지역본부와 산하 연맹, 시민단체들로 전해지면서 오후 6시께는 참석자가 50여명으로 늘어났고, 곧이어 비정규노동법 공대위 주관으로 즉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수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임원과 조합원들과 오종렬 전국민중연대 상임의장, 임기란 민가협 전의장, 김세균 민교협 공동의장,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삼보일배가 어떻게 폭력집회인가"라며 "경찰이 엉터리 논리를 들이대 불법 연행했다"고 규탄했다. 오종렬 전국민중연대 상임의장은 "민중의 지팡이가 되야할 경찰이 '사람 대접 해달라'는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불법연행했다"며 "민주공화국에서 가능한 일인가"라며 개탄했다.

임기란 민가협 전의장은 "너무나 놀라운 일이다. 플랜트 노조원들이 강도짓을 했나, 폭탄을 던지기라도 했냐"며 "경찰은 5·6공 때와 전혀 다르지 않은 경찰의 모습을 보였다. 불법연행을 지휘한 경찰 지휘관은 옷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힘없는 노동자들도 엄연히 이 나라 국민이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균 민교협 의장(서울대 정치학)은 "민주·개혁 정부라고 하지만 1백80만 건설노동자를 비롯 1천4백만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폭력정권이고 독재정권"이라며 "노동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 반복되면 민주·개혁 정권은 노동자·민중에게 탄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노무현식 개혁의 본질이 무엇인지 오늘 사태로 분명히 드러났다"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면에 나섰을 때 법도 무시하고 폭력 탄압하는 것이 노무현식 개혁"이라고 비난했다. 김 소장은 이어 "더 이상 '민주'라는 언사를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며 "최소한의 '인권'이라도 존중하는 정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찰, 서대문 일대 불심검문 진행**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사이 구권서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 의장과 주봉희 방송사비정규노조 위원장등이 속속 도착해, 저녁 7시 무렵에는 참석자는 1백여명으로 불어났다.

이수호 위원장은 "연행자가 모두 석방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집회 참가자들도 이 위원장의 뜻에 따르기로 합의했다.

이 와중에 경찰들은 한 때 서대문 전철역 일대에서 무차별적 불심검문을 진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서대문 경찰서 한 관계자는 "경찰청 앞 항의 집회는 미신고 집회인만큼 불법집회 참여를 제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항의 농성 참여 대오 점차 불어나**

민주노동당 각 지구당과 민주노총 산하 연맹과 단위노조에서 속속 결합하면서 밤 11시 무렵, 항의 농성자들은 2백여명으로 불어났다.

정종권 민노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금 집회야말로 미신고 집회이고 불법집회"라며 "경찰이 공평무사한 법집행을 한다면 여기 있는 사람부터 연행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병력들은 주변에서 대기만 할 뿐 연행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허준영 경찰청장을 만나러 들어갔던 이영순 민노당 의원(국회 행정자치상임위 위원)과 이용식 민노당 최고위원은 허 청장이 지방출장인 관계로 빈손으로 돌아왔다. 이용식 최고위원은 "경비, 정보 국장과 면담을 했지만, 경찰측은 오늘 울산플랜트 노조의 집회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조금도 바꾸지 않았다"며 "단결된 투쟁만이 경찰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은 자정을 넘어 지속됐다. 농성자들은 김밥으로 허기를 채웠고, 24일 새벽 2시30분부터 5시까지 그 자리에서 취침했다. 해가 다시 뜬 24일 아침 8시부터 이들은 또다시 집회를 개최했으며, 경찰청 앞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십여대의 경찰버스가 대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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