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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과정을 통한 대안 마련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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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과정을 통한 대안 마련을 기대하며

[벼랑 끝 31년, 희망 없는 강의실·31·끝]

지난 해 10월 21일부터 오늘까지 100일이 넘어가는 동안 총 스물여덟의 필자가 글을 연재했다. 일주일에 꼬박꼬박 두 편의 글을 올리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으나 필자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단 한 번의 삐긋거림 없이 글을 보내와 무사히 글 연재를 마칠 수 있었다.

애초 이 연재를 기획했던 것은 "시간강사"라는 네 글자가 한국 사회 안에서 주로 무능, 좌절, 포기, 무기력 등과 같은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넓게 깔려 있는 현실에서 이를 불식시키고, 그들의 정당한 권리와 그들이 주장한 내용을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글로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러면서 교원으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함을 주장하고 싶었다.

▲ 2008년 2월 27일 대학 시간강사 문제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항거한 고 한경선 교수(왼쪽). 시간강사는 교육과 연구에서 전임 교수와 똑같은 일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 지위와 처우의 차이는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프레시안

100일이 넘는 동안 당사자인 비정규 교수는 물론이고 또 다른 당사자인 정규직 교수, 학생, 학부모, 시민운동가, 언론인, 법조인 등 많은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각기 자신이 맡고 있거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내용은 각기 달랐지만 전체가 지향하는 바는 교원으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는 결국 관계 당국에 대한 해결책 제시 요구로 귀결되었다.

글쓴이들끼리 사전에 논의한 적도 없고, 소위 주최 측에서 어떤 방향으로 써달라고 청탁해 본적도 없는 상황에서 제시된 내용들은 참으로 다양하였다. 그 가운데는 비정규 교수들에게 결코 이롭지만은 않을 수 있는 내용도 있었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법한 것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글도 있었으나 서로 사이에 모순을 드러낸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글이 올라오는 사이사이 때로는 댓글을 통해, 때로는 이메일이나 전화로, 때로는 다른 인터넷 공간을 통해 특정 글에 대한 지지, 반대, 보충 등의 의견이 적잖게 제시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노력이 널리 알려져 멀리 미국과 독일의 교포 사회에서 적잖은 반향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땅의 비정규 교수가 처한 상황을 듣고서 우리 노력에 대해 열렬한 지지가 있으면서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이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에 관한 논의는 미국과 독일의 교포 사회에서 진행 중이기도 하고, 향후 국제적인 이슈 파이팅으로 제기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현재 논의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번 연재를 통해 제시된 많은 내용을 추리고 정리하고 보충하여 대안을 만들어야 할 시점에 우리 모두는 지금 서 있다. 물론 그 과정 진행과 최종 결정은 교육 당국과 국회에 달려 있다. 다만 한 가지 우려하는 것은, 그 결정이 어떻게 나오는 것과는 상관없이 그 결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은 충분히 듣고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도 고려해야 할 것이고, 교육의 원칙이나 인권 혹은 생존권의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상대를 넉다운 시켜야 한다는 힘의 논리가 끼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키우는 백년대계의 교육에 관한 일이니만큼 성숙하고 민주적인 정차로 해결해야 한다. 혹여 요즘 우리 주변 정치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리 통치(divide & rule)라든가 회유, 협잡, 폭력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죄상은 청사에 기록되어 반드시 낱낱이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

그 동안 부족한 글 읽어주신 많은 독자 여러분 그리고 댓글이나 다른 형태의 표현 방식을 통해 지지 격려 혹은 비판 해주신 또 다른 많은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모든 필진을 대신해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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