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상임위원회 이경재 위원장이 비정규법안 관련 노사정대표자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최근 노사정간 국회 중심 대화 주장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국회가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실현여부가 주목된다.
***환노위, "노사정대화 국회에서 하자" 공식 제안**
이경재 위원장은 30일 오후 국회 브리핑실에서 "양대노총, 경총 등 사용자단체, 정부의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노사정대표자 대화를 환노위 주관으로 개최하고자 한다"며 "노사정 대표들간의 기탄없는 토론과 원만한 합의를 기대하면서 공평무사한 자세로 대화를 주관해 나갈 것"이라며 오는 4월6일 오전11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첫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지난 2월 환노위 여야의원들은 노동계의 반대와 사회적 대화 분위기 조성 등을 고려해 관련 법안의 처리를 일시 유보하되 4월 국회에서는 처리한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며 "(이는) 법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노사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정규법안은) 노사정위원회 비정규직 특위부터 현재까지 4년에 걸쳐 논의가 진행돼 왔다"며 "이제는 원론적인 주장을 내세워 대립하기 보다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대타협의 길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법안처리에 앞서 노사정의 각 대표자들을 국회로 모시고 진솔한 대화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비정규직 법안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위원장의 긴급 제안은 최근 노사정간 급진전 되고 있는 '국회 내 대화'를 공식화 시켰다는 의미인 동시에, 두차례나 유보된 비정규 관련법안을 또다시 처리를 유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행한 이목희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은 "노사관계 법률은 본질적으로 노사 모두 만족하기 힘든 성격이 있다"며 "다만 국회는 양측이 각각 반대하되 결사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선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재 위원장도 "국회 중심의 노사정 대화가 진행되어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두말 할 것 없이 그대로 법안을 처리하겠지만,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환노위는 양측 주장의 최대공약수를 찾아 처리할 것"이라며 4월 국회 내 법안 처리를 못 박았다.
***양대노총, "부담스럽지만..."**
한편 이경재 위원장의 이날 긴급 제안에 양대노총은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노사정 대화의 틀을 국회 중심으로 한다는 것에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와중이었지만, 사전 통보 없이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을 정해 제안한 것은 부담스럽다는 표정이다.
민주노총 핵심 관계자는 "민주노총은 책임있는 노사정 주체간 실질적 대화가 보장된다면 논의를 어디에서 할 것인가란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노사정대화를 국회에서 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 날짜와 시간을 정해 국회에서 제안한 것은 당혹스런 일이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 역시 "현실적으로 국회 중심 대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까지 동의할 지 여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대노총이 국회 내 대화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충분한 논의 보장' 등의 조건을 건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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