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중단된 '노사정대표자회의'가 본격 재가동될 전망이다. 한국노총·민주노총 지도부는 21일 오전 마포구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회동을 갖고, 재계와 정부에 '노사정대표자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요구했다.
***양대노총,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키로 합의**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사정대표자회의 재계와 관련한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에는 이용득 위원장·유재섭 수석부위원장·권오만 사무총장(한국노총)과 이수호 위원장,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오길성 부위원장(민주노총) 이 배석했다.
이날 만남은 민주노총이 지난 17일 중앙집행위원회가 '비정규 관련법 처리 저지' 등을 위해 '노사정 및 정당간 대표자회의'를 제안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사됐다. 양대노총 지도부는 2시간여에 걸친 비공개 대화 끝에 합의안은 정오경에 발표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양대노총은 조속한 시일내에 '노사정대표자회의'를 개최를 추진하고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비정규직 법안 교섭절차를 논의하고 ▲양대노총의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비정규법안을 강행처리할 경우 강력한 연대투쟁을 전개하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양대노총은 합의문 발표에 앞서 "양 지도부는 전략적 관점에서 길게 바라보고 양대노총의 연대와 공조를 꾸려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국회에 계류중인 비정규 관련 정부 입법안에 대한 대응방침과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 문제 등 노동계 당면 현안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합의안 두고 내부 논란 거세질 듯**
이같은 양대노총 합의안은 사회적 교섭 재개 문제를 놓고 극한대립상을 보였던 민주노총 내홍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비정규법안을 최우선적 과제로 대표자회의에서 다루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합의에서는 "비정규직 법안 대응을 위해 '교섭절차'를 논의한다"로 후퇴했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노총 집행부가 그동안 비정규직 법안의 폐기 등을 포함한 원점재검토를 위해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추진하겠다고 내부 반대파를 설득해온 것과도 거리가 있는 내용이어서 앞으로 적잖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와 관련 "교섭절차를 논의하겠다는 의미와 비정규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과는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재가동 될 경우 실무위원회 구성 등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교섭절차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비정규 노조, 총파업 준비 박차**
한편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위원장 구권서)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총파업, 비정규직 투쟁승리를 위한 전국순회투쟁단'(이하 순회투쟁단)을 발족했다.순회투쟁단은 이날 오후 한원 C.C 본사 앞 연대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하이닉스-매그나칩, 현대차 울산-전주공장, 기아차 소하리 공장 등을 현지 방문해 총파업 분위기를 만들어갈 방침이다.
구권서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여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 개악안을 강행 통과시키려고 한다"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비정규노동자는 차별과 노동기본권의 박탈을 감내하며 2등 국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반대하는 정부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의도가 결국 전체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노동조합 죽이기에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비정규노조는) 강력한 총파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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