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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나치오' 더욱 빛나게 한 '골 넣는 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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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나치오' 더욱 빛나게 한 '골 넣는 수비수'

[프레시안 스포츠]마테라치와 그로소

이탈리아 축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카테나치오(빗장수비)'는 2002년 월드컵에서 맹비난을 받았다. 한국과의 16강 전에서 1-0으로 앞서던 이탈리아는 공격수 델 피에로 대신 중원의 싸움닭 가투조를 투입해 잠그는 축구를 했다. 하지만 한국 히딩크 감독의 계속된 공격수 투입에 이탈리아는 무너졌고, 당시 이탈리아의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분루를 삼켜야 했다.

4년 뒤 이탈리아 축구는 달라져 있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카테나치오'의 위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플레이와 용인술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피 감독의 구상은 '골 넣는 수비수'에 의해 완성됐다.

이탈리아는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수비수들의 득점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 시발점은 우크라이나와의 8강 전. 이날 수비수로 출전한 잔루카 참브로타는 전반 6분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그 뒤 이탈리아는 골잡이 루카 토니의 연속골로 승부를 갈랐다.
▲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이탈리아의 수비수 마테라치.ⓒEPA

독일과의 준결승에서도 이탈리아의 포문을 연 선수는 수비수였다. 뛰어난 오버래핑과 크로스 능력을 겸비한 수비수 파비오 그로소는 피말리는 연장전 종료 1분을 남겨 놓고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전차군단의 네트를 흔들었다. 승부차기를 염두에 두고 있던 독일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그로소의 골에 머리를 감싸 쥘 수밖에 없었다.

10일(한국시간) 펼쳐진 프랑스와의 결승전. 이탈리아는 프랑스에 선제골을 내줬다. 이탈리아의 중앙 수비수 마테라치는 전반 7분 프랑스의 말루다를 수비하다 페널티 킥을 내줬다. 공보다 사람을 막는 경향이 짙은 수비수 마테라치의 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탈리아 벤치에서는 주전 수비수 네스타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마테라치의 실수에 안타까워 했다.

하지만 마테라치는 정확하게 12분 뒤 이탈리아의 '영웅'으로 귀환했다. 마테라치는 피를로의 그림 같은 코너킥을 기다렸다는 듯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카테나치오'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엘레니오 에레라 감독은 1960년대 이탈리아 클럽 인테르나치오날레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그의 팀은 자주 1-0의 승리를 거뒀다. 훗날 축구 전문가를 이를 두고 극단적인 수비축구라고 비난을 했다. 하지만 에레라 감독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항상 수비수에게 기회가 날 때마다 공격을 하라고 지시했다. 지아친토 파케티 같은 경우는 공격 빈도가 매우 많았고, 골도 꽤 넣었다."

파케티는 공격하는 수비수의 전통을 만든 주인공이다. 원래 포워드로 축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파케티는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세계 축구계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파케티는 1965~66 시즌에는 수비수로서는 보기 드물게 10골을 성공시켰던 공격형 수비수. 파케티가 뛰던 모습에 감명을 받은 프란츠 베켄바워(2006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도 스위퍼지만 공격에 자주 나서는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다.

파케티부터 이어진 수비수의 공격 전통은 결국 이탈리아가 24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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