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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뜨거운 가슴'…레만의 '차가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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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뜨거운 가슴'…레만의 '차가운 손'

[프레시안 스포츠]독일 승리 일군 두 명의 골키퍼

1일(한국시간) 2006 독일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8강전이 펼쳐졌던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 120분 간의 연장 접전에도 승부를 못 가린 두 팀 선수들은 승부차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독일 골키퍼 옌스 레만의 곁에는 올리버 칸이 있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최고의 골키퍼에게 돌아가는 '야신상'의 주인공이었던 올리버 칸은 레만과 서로 웃으며 얼싸 안았고, 오랫동안 악수를 교환했다. 둘이 나눈 행동은 더 이상 독일 주전 골키퍼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던 '앙숙'이 아닌 '친구'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 칸(왼쪽)은 뜨거운 가슴으로, 레만(오른쪽)은 손으로 막아냈다.

독일은 승부차기에서 4-2로 거함 아르헨티나를 제압했다. 레만 골키퍼는 두 차례에 걸친 선방으로 독일의 승리를 이끌며 영웅이 됐다. 독일이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르헨티나는 경험이 부족한 프랑코 골키퍼만이 외롭게 골 문을 지켰던 반면 독일은 두 명의 골키퍼가 상대의 킥을 막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칸은 터치라인 밖에 있었지만 분명 독일의 골키퍼는 두 명이었다. 한 명(레만)은 차가운 손으로, 다른 한 명(칸)은 뜨거운 가슴으로 러시안 룰렛 같은 승부차기에 임했던 셈.

8년 간 올리버 칸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2006 독일 월드컵에서 결국 기회를 잡은 레만 골키퍼는 경기 뒤 "독일 국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 독일 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일 대표팀의 수비수 크리스토프 메첼더는 "이날의 승리는 두 명의 위대한 스포츠 스타를 위한 것이다. 4년 전 칸이 월드컵 최고의 골키퍼였지만 이제는 레만이 그 자리에 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독일 월드컵이 펼쳐지기 전 레만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줬던 칸은 한 때 은퇴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대표팀을 위해 자존심을 버렸다. 그 대신 그는 벤치에서 대표팀의 '맏형' 노릇을 했다. 85번의 A매치 경험에 빛나는 칸은 조별 예선 폴란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직접 나서 선수들의 적극적 플레이를 독려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 전 칸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우리는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있다. 모든 사람들은 독일이 얼마나 승부차기에 강한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독일의 강인한 승부근성을 자극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격침시킨 뒤 "나는 승부차기 직전 레만과 칸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들이 서로를 격려해 준 장면은 깜짝 놀랄만한 게 아니다. 칸은 독일 팀에 매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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