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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핵협상 참여"…이란 "조건 걸고 무슨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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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핵협상 참여"…이란 "조건 걸고 무슨 대화?"

미국, 27년 만에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서나?

미국이 이란의 핵활동을 둘러싼 협상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음을 밝혔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이래 이란과의 대화를 거부해 왔으며 이에 그동안 이란과의 핵협상도 유럽연합(EU) 3국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미국의 이번 발표에 대해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은 이에 대해 '미국의 선전 책동'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부시 "이란이 핵 포기하는 즉시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 나간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란이 어떤 핵프로그램도 검증가능하게 중단해야 하며 그 즉시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의 핵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를 위해 (미국은)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이란 직접 대화 용의를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이 우라늄 핵활동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게 중단하는 즉시 미국은 EU 3개 국과 함께 이란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이란의 선(先) 핵 포기'라는 조건이 달리기는 했으나 지난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과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이후 미국이 이란과의 직접 대화를 거부해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같은 '직접 대화 가능성' 천명은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달 8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이후 미국 내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미국의 대화 참여 촉구 목소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란 대통령의 서한 발송 이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EU 3국과 중국, 러시아 등은 '이제 미국이 직접 나설 때'라고 부시 행정부를 압박해 왔다.
  
  라이스 "이란의 평화적 핵활동 권리 인정"…원칙적 발언인 듯
  
  라이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이란이 평화적 핵활동의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바로 이어 이란이 미국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현재 보유한 핵프로그램을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따라서 라이스 장관의 '평화적 핵활동 권리 인정' 발언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조약 가입국의 평화적 핵활동의 권리에 대한 원칙적 수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그간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결코 미국의 주장처럼 핵무기 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며 NPT에서도 인정한 평화적 핵활동일 뿐이라고 강조해 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증대할 것이며 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양국의) 관계에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이란과의 완전한 외교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이란 무력사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는 '미국은 어떤 가능성도 사전에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 "조건 내건 '대화 가능성' 발언은 선전 책동일 뿐"
  
  미국의 이같은 입장 변화에 이란은 "미국의 선전 책동"이라며 일축했다. 이란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건, 겉보기에만 좋고 실속은 없는 발언이라는 분위기다.
  
  이란의 관영 통신 <IRNA>는 "이란은 명백히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제안과 조건들만 받아들일 것"이라며 "우라늄 농축 중단은 이런 이익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통신은 "우라늄 농축을 계속한다는 이란 정부의 방침에 비춰볼 때 라이스 장관의 언급은 선전 책동으로 여겨진다"며 평가절하했다.
  
  카젬 잘랄리 이란 의원도 <이란학생통신(ISNA)>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대화 제의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전제조건은 가당치 않다"고 못 박았다.
  
  이란의 이같은 '무시'와는 반대로 미국의 우방국들은 잇따라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미국의 이번 제의가 이란 핵문제의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란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대이란 무력 제재 가능성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혀 왔던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조건을 붙이지 않았다면 더 훌륭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 국과 독일의 외교장관들이 모여 이란 핵문제의 협상안에 대한 최종 절충을 모색할 예정이어서 미국의 전격적인 대화 가능 제의가 어떤 돌파구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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