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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美의 대북압박, 남한의 국민적 반발이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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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美의 대북압박, 남한의 국민적 반발이 해결책"

"남남갈등은 당연…당분간 더 격화될 수도 있어"

"미국의 호전성에 대한 규탄만으로는 현 상황의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남북관계의 꾸준한 진전을 통해 '우리끼리 잘 하는데 미국은 왜 그러냐'는 국민적 반발이 다수가 될 때 미국이 압력을 느낄 것이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20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통일 아카데미' 초청강좌에서 현 북ㆍ미 긴장관계의 해법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꼽았다.

***"미국이 나쁘다거나 반전평화 부르짖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와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공동 주최한 릴레이 강좌의 여는 순서로 이뤄진 이날 강연에서 백낙청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6.15공동선언의 역사적 의미와 오늘의 실천과제'라는 주제로 2시간여 동안 열띤 강연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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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교수는 "9.19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인권ㆍ마약ㆍ위폐 등을 이용한 미국의 대북압박전략은 과거의 핵문제보다 남북한 모두에게 더욱 난처해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전쟁도 안하고, 문제 해결도 안하면서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여러 가지 이득을 보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 미국의 북한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 전략으로 "북한이 쓰러지거나 손을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다각도의 대북 압박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 인민들의 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백 교수는 말했다. 이같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백 교수는 과거 핵이 주요 이슈이던 때와 같이 "미국이 나쁘다고 규탄한다든가 반전평화를 부르짖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남한 국민들을 설득하고 또 그 힘을 바탕으로 남북교류를 활성화하면서 그것으로 미국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백 교수가 주장한 해결책이다.

***"올해 6.15 6주년 기념행사 잘 치러야"**

그는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소위 '남남 갈등'에 대해 "이는 분단의 기본 성격을 생각해볼 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굳어 있던 분단 구조가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것"이며 "남북간 화해가 진전될수록 오히려 남남갈등은 격화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둘러싼 남한 내부의 끝없는 갈등과 불화는 당분간 지속 혹은 격화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지만 "6.15공동선언을 지지할 수 있는 세력은 잠재적으로 대다수의 국민"이라고 백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이 잠재적 지지세력을 공개적 지지세력으로 만들고 그 공개적 지지세력이 전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되게 만드는 것"이 향후 통일의 과정에서 마주할 최대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를 위해 지난해 평양 6.15 공동행사와 서울에서 열린 8.15 기념 행사에서 이뤄낸 성과들을 토대로 올해 6.15공동선언 6주년 기념행사를 "전 국민이 축복하고 동의할 수 있는 모습으로 치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백 교수는 강조했다.

백 교수는 오는 27일 개성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만나 올해 6.15 공동행사의 광주 개최 등의 문제를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납북자 문제도 6.15공동선언 토대로 해결 가능할 것"**

백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6.15공동선언 전문을 조항별로 해석하면서 그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6.15공동선언은 베트남식도 독일식도 아닌 새로운 통일방안의 합의였다고 설명했다. "평화통일을 강조한 것은 베트남식 무력통일은 하지 않겠다는 대전제를 합의한 것"이었으며 연방제와 연합제의 공통성의 방향으로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2항은 "독일식 통일도 안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특히 2항의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의 부분은 "두루뭉실한 표현이지만 한반도식 통일이 진행의 과정에서 조금씩 윤곽을 잡아가는 방향이 될 수밖에 없다는 역사적 특수성을 통찰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과적으로 이 조항의 합의로 인해 남북회담마다 걸리던 문제가 일거에 해소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2000년 이전까지 남한은 당장의 현안부터 해결하자는 것이 대북 정책의 기본이었던 데 반해 근본적인 것부터 합의하자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어서 늘 남북대화의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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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정부가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를 쟁점화시키면서 그의 남편 김철준이 우리 남북자 김영남일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납북자와 국군포로 등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백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6.15공동선언 3항에서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라고 표현해 당시 합의사항이었던 이산가족이나 비전향장기수 문제뿐 아니라 분단 현실에서 발생한 여러 '인도적 문제'들의 해결의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6.15공동선언에서 빠진 것을 '평화협정'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평화협정은 제일 중요한 변수가 미국"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빠진 것은 "선언문의 결함이라기보다는 한계이며 또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평화협정의 체결에 대한 합의도 지난해 9.19 공동성명의 도출로 이미 충족됐다고 그는 주장했다. "9.19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원칙에 합의하며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체제에 대한 기본 설계가 나온 것"이라며 "이제는 그것을 실천하는 문제만 남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통일 아카데미'의 다음 강좌는 오는 24일 "전쟁에서 평화로 :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정착 방안"이라는 주제로 이철기 동국대 교수가 흥사단 강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 02) 367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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