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퇴역장성들이 잇따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는 '작지만 점점 높아지는' 럼즈펠드 장관의 사퇴 촉구 행렬에 지난해 5월까지 이라크 티크리트에서 미 제1보병사단을 지휘했던 예비역 소장이 동참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퇴역 장성 "국방부는 쇄신이 필요하다"**
존 바티스트 예비역 소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국방부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팀워크를 이해하고, 팀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협박을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티스트 장군은 "나같은 사람들이 퇴역하자마자 이런 말들을 하는 것을 보면 국방부 지도부의 분위기가 어떤지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티스트 소장은 독일 주둔 제1보병사단장으로 1년여 전까지 이라크에서 복무하다 지난해 11월 퇴역했다.
그는 그러나 이라크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우리는 이미 이라크에 있으므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우리의 선택지에 실패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전 참전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제외한 "미국인들이 (전쟁에 대한) 희생과 헌신이 결여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부와 의회 지도부는 전쟁 수행을 위해 국민을 동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그들은 솔직히 그렇게 하지 않아 왔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전쟁 비용을 지적하며 "우리는 한 달에 80억에서 90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와 아이들을 저당 잡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라크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자면 이라크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그들은 또 자유로운 사회를 위해서 치러야 하는 책임들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4번째 퇴역장성의 '럼즈펠드 사퇴' 요구…럼즈펠드 '태연'**
바티스트 소장은 퇴역장성들의 '럼즈펠드 사퇴' 주장에 4번째로 동참한 사람이다.
바티스트 소장에 앞서 럼즈펠드 장관의 사퇴를 주장한 퇴역장성들은 미 중부군 사령관을 역임한 앤서니 지니 장군을 비롯해 2000년부터 2002년 10월까지 합참 작전국장을 지낸 그레고리 뉴볼드 예비역 해병 중장, 폴 이튼 예비역 육군 소장 등이다.
뉴볼드 중장은 이라크 전쟁 전에 군 최고 작전 관리로서 지난 9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불필요한 전쟁"으로 끌고 간 국방부의 문민 지도자들에게 자신이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현직에 있는 군 장교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의구심들을 분명하게 발언하라고 촉구했다.
잇따르는 럼즈펠드에 대한 전직 군 장성들의 반발은 미군 2360명의 희생을 치르며 개전 3년을 넘어선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 여론이 최근 급격하게 떨어지는 과정에서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같은 비판은 서로 논쟁을 할 수 있는 전쟁 수행 기간에 나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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