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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클럽에 가입했다"

164개 원심분리기서 3.5% 저농축 우라늄 생산, 이란 대통령 발표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공격 가능성이 미국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11일 처음으로 발전연료용 수준의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란의 핵활동을 둘러싼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란 대통령 "서방은 핵농축 포기 강요로 이란의 증오심 일으키지 말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이란이'핵기술'을 가진 국가들의 대열에 들어섰다"고 선언하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은 평화적인 것으로 핵무기를 가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전능하신 신의 은총과 우리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실험실 수준의 핵연료 싸이클이 완성됐으며 젊은 과학자들이 핵발전소에 필요한 정도의 우라늄을 생산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은 산업용 규모의 우라늄 농축이 가능하도록 핵프로그램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모든 핵 관리들은 나라의 핵발전소 연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업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권리와 규제 안에서 핵프로그램을 운용할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핵농축 포기를 강요함으로써 이란인의 가슴에 증오심을 일으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골람 레자 아가자데 부통령도 이날 "4월 9일 우리는 순도 3.5%의 우라늄을 성공적으로 농축했음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핵에너지기구 의장이기도 한 아가자데 부통령은 이란은 우라늄 농축 원료인 우라늄 가스를 110t 생산했다고 설명하며 연말까지 원심분리기를 3000개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도 쿠웨이트의 〈쿠나(KUN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164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이같은 성공을 이뤘다고 말했다.

***당장 핵무기 생산은 어려워…미국은 "잘못된 방향" 발끈**

순도 5% 안팎의 저농축 우라늄은 발전용 연료로 쓰이는 것으로 핵무기 제조를 위해서는 순도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즉 이란이 이번에 농축에 성공한 저농축 우라늄으로는 핵무기 생산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려면 최소 수 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해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성공하는 데까지는 앞으로도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이같은 발표에 즉각 반발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의 이번 발표가 "국제사회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 행위"라고 비난하고 이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이같은 이란의 행동은 "이란 정권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이란이 이런 노선을 고집할 경우 미국은 안보리 회원국 및 독일과 가능한 다음 단계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AEA 사무총장 이번주 내로 이란 방문…안보리 대응 주목**

이란의 이같은 발표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이란이 '핵활동 포기'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국의〈BBC〉방송은 이란의 발표가 두 가지 이유에서 의미심장하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이란이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전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이란이 이같은 진전을 이뤘다고 방송은 평가했다.

또 다른 하나는 이번 발표가 유엔 안보리의 핵활동 중지 요청에 대한 거부의 성격을 띠고 있어 앞으로 서방 국가들과 이란의 대립은 한층 더 격렬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28일 '향후 30일 내로'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모든 핵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안보리 의장성명에 따라 이미 지난 8일부터 이란 현지에서는 IAEA 사찰단이 핵시설을 사찰하고 있으며 엘바라데이 사무총장도 12일경 이란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란 방문을 통한 조사 결과를 28일까지 안보리에 보고해야 한다.

이같은 시점에서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불발로 끝났던 '러시아 영토에서의 우라늄 농축 방안'이라는 타협안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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