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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총리 한명숙' 사실상 내정…24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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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총리 한명숙' 사실상 내정…24일 발표

'여성총리 카드'로 한나라 반발 잠재워…'안정감' 강조

이해찬 전 총리 후임으로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 단계까지 이르는 과정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달라진 국정운영 스타일을 보여주고자 했다.

여당과 야당의 의견을 수렴하고 총리 인선 과정을 자세히 공개하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반응을 살피는 등의 모습에선 최근까지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고 주장하던 독불장군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활동 차 러시아 등을 방문 중인 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총리직 내정 및 수락 문제를 협의했으며, 한 의원이 오는 24일 귀국한 뒤 내정 사실을 공식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명숙 확실시…24일쯤 최종 발표"**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22일 "사실상 한 의원이 후임 총리로 내정된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며 "전날 밤 한 의원에게도 전화가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4일쯤 후임 총리를 지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의 보좌관도 이날 "한 의원이 이곳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청와대에서 후임 총리로 지명할 경우를 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사실상 인사청문회 준비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거쳐야 하는 총리 인선과 관련된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 의원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안전항해를 하는 데에 있어 맞는 분이 총리를 맡으셔야 한다"면서 "안전항해를 얘기하자면 첫 번째 관문인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이날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한명숙 의원이 최종 후보라는 점을 암묵적으로 시인했다.

한나라당은 김병준 실장과 한명숙 의원 모두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반대했다. 한나라당은 "한 의원이 여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택한다면 한 의원이 더 낫다는 입장이다.

또 한 의원이 총리 후보로 지명된다면 헌정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나라당이 무작정 반대하기도 힘들다는 계산도 깔린 것 같다. 한나라당이 김대중 정부 시절 장상 전 총리서리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떨어뜨린 데 이어 한명숙 의원까지 반대한다면 당장에 여성계의 거센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또 지난 17일 '여성총리' 지명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들은 한 의원의 경력과 이력을 비춰볼 때 무난한 인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한나라당이 반대할지라도 국회 인준 표결을 통과하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노대통령, 안정적 면모 보여주려 애써**

노 대통령은 자신이 야인이던 지난 94년 만든 '지방자치연구소' 이사장을 지냈을 정도로 오랜 지인이자 현 정부의 정책틀을 짜는 데에 큰 공헌을 해 온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을 최종 단계에서 탈락시켰다. 노 대통령의 인사가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을 중용해 왔던 것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게다가 노 대통령은 후임 총리 인선 과정에서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해찬 전 총리의 사의를 전격 수용하고 17일에는 여당뿐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된 야당의 의견을 경청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야당의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총리로 임명하겠다"며 야당의 의견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20일과 21일에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총리 인선 과정을 자세히 밝혀 야당과 여론의 반응도 살폈다. 이 실장을 통해 21일 최종 후보 두 사람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 한나라당의 의견을 듣고자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한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

여당 의원들도 김 실장에 비해 한 의원을 선호하고 있다. 한 의원은 1970년대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굳이 따지자면 김근태 의원 쪽에 가깝지만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의원이기 때문이다.

***한명숙, 누구인가**

한명숙 의원은 여성계에서 진작부터 '여성총리 1호'로 꼽혀 왔던 인물이다. 여성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오랜 재야운동과 여성운동 경험, 두 번의 장관 경험 등 화려한 경력, 온화한 품성 등 총리로써 갖춰야 할 자질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평양 출생인 한 의원은 이화여대 졸업 후 1974년 한국크리스찬아카데미 간사를 맡는 등 재야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으로 1979년부터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어 한 의원은 이대 여성학과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본격적으로 여성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회장(1990~1994),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1993~1996) 등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표적인 여성계 인사로 발탁돼 16대에 비례대표로 정계게 입문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가 만들어지면서 초대 여성부 장관(2001~2003)을 맡았다.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첫 환경부 장관(2003~2004)을 맡는 등 두 정부에 걸쳐 4년간 장관직을 수행했다.

그는 2004년 환경장관 직을 그만 두고 17대 총선에서 고양 일산갑에 출마해 한나라당 홍사덕 전 총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노 대통령이 한 의원이 홍 전 총무를 꺾은 것을 보고 그의 정치력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당 혁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논란 차단에만 급급했지 기간당원제 등 정당구조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손도 못 댔다"는 평가를 받는 등 '돌파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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