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발표한 데 대해 태국의 3대 야당이 총선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반정부 시위대는 탁신 총리에게 3월 5일까지 자진사퇴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탁신 총리의 의회 해산 발표 이후 태국 정국의 혼란과 불안상황이 점점 더 증폭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민주당, 찻타이, 마하촌 등 태국의 3대 야당은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탁신 총리와 집권당이 야권의 정치개혁 제의를 외면했기 때문에 오는 4월 2일 열릴 총선에 후보를 전혀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총선 보이콧은 태국 정치사상 처음이다.
아피싯 웻자지와 민주당 총재는 "찻타이와 민주당, 마하촌 등 야 3당은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내지 않기도 전원일치의 합의를 봤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찻타이당의 반한 실라파-아르차 총재와 사난 카촌프라셋 마하촌당 대표도 함께했다.
이들의 총선 보이콧은 3대 야당이 집권당 '타이 락 타이(TRT)'에 제안한 4자 정치개혁 협약 체결 제의를 탁신 총리가 거부하면서 나왔다. 야 3당의 총선 보이콧 기자회견에 앞서 탁신 총리는 야 3당이 제의한 정치개혁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TRT와 야 3당만의 정치개혁 협약 체결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탁신 총리는 그 대신 야 3당 외에도 현재 등록돼 있는 모든 정당과 사회 각계 대표가 헌법 개정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탁신 총리는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참여 속에 정치개혁을 위한 '대중협정'이 체결되도록 하겠다며 "'대중협정'이 야 3당이 제안한 4당 협약보다 더 의미 있다"고 주장했다.
총리의 '대중협정' 제안에도 불구하고 야 3당이 총선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서면서 정국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반(反)탁신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연대모임 '국민민주주의연대'는 야당의 총선 보이콧 결정을 환영하며, 탁신 총리의 자진 사퇴의 기한을 오는 3월 5일로 정하고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이 최종시한까지 탁신 총리가 자진 사임하지 않을 경우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반탁신 시위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26일과 27일 태국에서는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 군중이 '탁신 퇴진'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 시위대는 26일 방콕 왕궁사원 옆 '사남 루엉' 공원에서 밤샘 시위를 벌였으며 오전에 해산 한 뒤 27일 밤에 다시 모여들었다. 이들은 27일 자정께 국기와 왕실깃발 등을 흔들며 30년에 걸친 군사독재 시절 일어난 3차례 민중 봉기의 요람인 '민주화 기념탑'까지 행진한 후 28일 새벽 자진 해산했다.
반탁신 언론인으로 유명한 손티 림통쿤은 반정부 시위대의 이 행진을 주도하며 노동자들에게 사흘간 휴가를 내 시위에 참석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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