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화'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이 그룹 관계자들에게 관련사 주식 교환 등을 지시한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사건 수사의 초점에 오르고 있다. 18일에는 라이브도어의 기업인수에 관여했던 노구치 히데아키 HS 증권 부사장이 자살하는 등 '호리에 게이트' 파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호리에, 이메일로 주식교환 거래 직접 지시**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호리에 사장이 라이브도어 관련사의 주식교환 등의 거래를 지시하는 메일을 자신의 명의로 보낸 증거를 확보함에 따라 호리에 사장이 이번 파문의 중심에 있음이 확인됐다. 검찰은 호리에 사장이 라이브도어의 주작 조작의 최종 지시자라는 데 무게를 두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호리에 사장이 발송한 메일은 2004년 10월 라이브도어가 주식교환 방식으로 출판사를 자회사로 만들었다고 발표하기 4개월 전에 이미 발송된 것으로, 라이브도어는 이미 회사를 소유한 상황에서 거짓으로 인수 발표를 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입수한 라이브도어 내부 자료는 라이브도어가 2004년 9월 결산 때 각 부서에서 계약을 위장해 가공 매출을 계산하는 등 분식회계를 통해 10억 엔의 적자를 14억 엔의 흑자도 둔갑시킨 것을 확인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브도어는 각 부서 책임자들에게 가공해야 할 항목과 금액을 이메일로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사내 전자메일이 수사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일본 검찰은 일부 간부들이 메일을 삭제했을 가능성에 대비해, 사내메일의 송수신에 사용되는 서버와 컴퓨터에 남은 데이터를 이용해 삭제된 메일을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라이브도어 기업 인수ㆍ합병 조언자, 노구치 자살**
한편 호리에 사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라이브도어가 주도한 기업 인수 합병에 많은 조언을 한 인물로 알려진 노구치 부사장의 자살은 '호리에 쇼크'로 흔들거리는 일본 열도에 또 한 번의 충격이 되고 있다.
노구치 부사장은 18일 오전 오키나와현 나하시의 한 호텔에 들어갔던 것이 확인됐으며 그날 오후 침대 위에서 손목 등에 칼로 그은 상처가 남은 채 숨져있었다. 사인은 과다출혈로 밝혀졌으며, 손목을 칼로 그을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식칼이 사체 옆에 떨어져 있었다.
도쿄 지검 특수부는 노구치 부사장은 아직 조사한 바 없다고 밝혔으며 HS증권측도 라이브도어와의 거래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노구치의 자살은 이번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도어그룹의 자회사 사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던 노구치는 HS증권에 들어간 뒤에도 호리에 사장의 고문역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라이브도어가 소비자 금융사를 매수할 때 활용한 투자사업조합 운영에도 관여했으며 관련 계약서를 직접 작성하기도 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日 정부, 대책 마련 고심**
'호리에 쇼크'에 휩싸인 일본 정부와 여당은 라이브도어가 주가를 조작한 수법 중 하나였던 주가 액면분할에 대해 규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주식 분할 자체는 위법은 아니지만 대폭적인 분할이 주가의 급변동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라이브도어와 계열사들을 이 수법으로 주가를 최대 45배나 끌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단점 때문에 도쿄증권거래소는 작년 3월 대규모 주식분할 자제를 모든 상장기업에 요청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에서 라이브도어의 분식회계가 문제 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상장기업의 분식회계를 막기 위한 감시강화책 등이 포함된 법정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책으로 현행 증권거래법상 반기에 1회로 되어 있는 결산공시를 연 4회로 늘리고 재무상황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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