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큰 시합에서 이기면 양키스처럼 보인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큰 시합에서 이기면 양키스처럼 보인다"

[프레시안 스포츠]2패의 '부담감' 떨쳐내지 못한 두산

한국시리즈에 9번 올라 8번이나 고배를 마셨던 삼성은 올해 180도 변했다. 삼성은 호쾌한 공격야구를 포기했다. 선동열 감독의 판단 하에 단기전에서 굴곡이 있을 수밖에 없는 타력보다는 투수력과 수비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오승환, 권오준 등 완벽한 불펜진을 정규시즌부터 다져 박빙의 승부에서 상대 팀을 압도할 수 있었던 점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하는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다 단기전 승부의 철칙인 '부담감 탈출'에 삼성은 성공했다.

***선동열 "우리 전력의 70~80%만 발휘해도 우승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동열 감독이 선수들에게 "우리 전력의 70~80%만 발휘해도 우승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단기전에서 '부담감'을 떨쳐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방증해 주는 부분이다.

18일 펼쳐진 3차전을 앞두고 2연승을 한 선 감독은 망중한을 즐겼다. 1,2차전에서 확실하게 뒷문단속을 한 특급 마무리 오승환에 대해 "승환이가 나보다 낫다. 오늘 경기에서 승환이가 내게 '더 잘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며 웃어 보였다. 일본 취재진이 사진촬영을 위해 선 감독에게 포즈를 잡아달라고 하자 "이 사람들 여기 오니 완전 한국식으로 하네"라며 취재요청에 응했다. 선 감독은 이같은 요구가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단기전에서 기선을 제압한 팀 감독으로서의 여유를 만끽하는 듯했다.

선 감독의 여유는 삼성 선수들에게서도 느껴졌다. 승부에 쫓기는 모습보다 경기를 즐기겠다는 편안함이 삼성 덕아웃의 분위기였다. 하지만 삼성 선수들은 "단기전에는 이길 수 있을 때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한다"는 강한 신념으로 3차전을 준비했다.

***시리즈 전적 2패의 '부담감' 떨쳐내지 못한 두산**

반면 2패를 당한 두산 김경문 감독은 겉으로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3차전마저 삼성에게 넘겨주면 시리즈 판도를 뒤집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두산의 선발투수 박명환은 5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무안타로 틀어 막았지만 2회에 볼넷 2개와 폭투로 뼈아픈 선취점을 내줬다. "부상으로 2개월 동안 쉬어 제구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선동열 감독의 지적도 맞는 말이지만 각이 큰 변화구를 던져야 겠다는 부담감이 선취점을 내주는 폭투의 빌미가 된 셈이다.

1회 1사 후 두산의 전상열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성 타구를 쳤지만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3루까지 내달리다 횡사했다. 선취점을 내야 겠다는 부담감은 두산의 주루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 전 "큰 경기에서 한 경기를 이기면 뉴욕 양키스처럼 보이고 한 경기를 지면 쌍방울처럼 보인다"고 밝힌 두산 김경문 감독의 우려는 현실화 됐다.

2년 전 국내에서 개봉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왜 항상 양키스가 이기는지 알아?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에서 상대 선수들이 눈을 떼지 못하기 때문이야." 월드시리즈에서 26번이나 정상에 오른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를 보면 상대 팀은 경기 전부터 주눅이 들고, 스코어에 뒤지면 부담감 때문에 제 기량도 펼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예외는 있었지만 단기전에서 양키스에게 초반 기선을 뺏기면 상대 팀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거함' 삼성에게 2연패 당한 뒤 홈 구장에서 대반격을 하려던 두산이 3차전에도 패한 것은 이와 다르지 않다. "역시 삼성의 기가 세네요"라며 기자회견장을 떠난 두산 김경문 감독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