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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의 '이수성 카드' 숨은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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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의 '이수성 카드' 숨은 뜻은?

정계개편 재점화 여부 해석 엇갈려

민주당 대통령후보경선에 앞서 정계를 개편하려던 움직임은 실패로 돌아갔다. 신당이 표방한 '내각제'가 참신성도 없는데다, 김영삼 전대통령이 내각제에서 발을 빼는 바람에 추진엔진이 힘을 받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 것이다.

아울러 정계개편의 유불리를 따져온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정계개편이 결국 자신을 '왕따' 시키려는 의도임을 알아차리고 결사반대를 외친 것도 작용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6월의 지방선거 전 또는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 카드는 아직 살아있는가.
그렇다. '이회창 대세론'이 힘을 받는 한 '살아남기 힘든' 인물들에 의한 정치판 재편기도는 쉴 새 없이 시도될 것이며,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들은 사활적 차원에서 더 몸부림을 칠 것으로 봐야한다.

***허주(虛舟), 이수성 전 총리에 민국당 대표 제의**

정계개편의 한복판에서 '책사'역할을 하고 있는 김윤환 민국당 대표가 내각제 신당창당과 자민련-민국당 합당 시도가 먹히지 않자 최근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다.

허주(김대표)는 최근 이수성 전 총리를 만나 '민국당 대표'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를 '영남후보'로 분장시켜 다시 한번 정계개편의 엔진에 연료를 공급해보자는 것이다.

허주는 현 정권의 의도가 '호남정권-영남후보'에 있었음을 간파하고 오래전부터 영남출신을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움직여왔다.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를 '여성대통령' 운운하며 부추긴 인물도 그며, 과거 얼굴도 마주하지 않던 이 전 총리를 끌어안기 시작한 사람도 그다. 그는 반(反)이회창 정서를 이용해 호남표를 결속시키고 영남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믿고 있다. 영남후보의 필요성도 여기서 나왔다.

허주 자신도 영남출신이지만 대권후보도 아니고 '반(反)이회창' 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하나 만으로는 호소력이 없다는 현실을 간파하고 이 전 총리라도 영입해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이를 수락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 전 총리는 한때 자민련 입당을 검토하기도 했고, 총재자리를 보장한다는 연질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가 2석에 불과한 민국당 대표를 받을지 미지수다. 그가 허주의 제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흔적도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이수성 카드' 효력 미지수**

그렇다면 허주의 '이수성 카드'가 효력이 있을 것인가. 허주는 일단 이 전 총리를 앞세우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YS가 그를 각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나라당내의 민주계를 흔들어 탈당시키고, 대선에서는 부산경남지역을 돌며 이 전 총리 지지를 호소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민주장 내 반(反)이인제 세력도 가세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이인제 필패론'에 사로잡힌 세력들이 이수성을 후보로 추대하고 여기에 YS,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가세하면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인제 고문이 일단 후보경선에서 당선되면 후보를 절대 사퇴할 리 만무하기 때문에 그를 민주당에 놔두고 나머지 세력이 이수성 아래 집결한다는 가상 시나리오도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전 총리가 "끝까지 한번 해 보겠다"는 '화이팅'이 과연 있느냐다. 이 전 총리는 최근 "박근혜씨를 후보로 지원할 수도 있다"고 완주 의지가 박약함을 드러냈다. 돈도 없다는 하소연도 곁들였다. 한마디로 자금과 조직을 완벽하게 준비해 주지 않으면 출마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또한 이 전 총리가 출마한다 해서 영남에서 표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도 문제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고향인 경북 칠곡에서 조차 낙선했다. 경북지역을 연고지로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민주당 이인제 고문이 출마하고 이 전 총리가 제3의 후보로 나설 경우 대구경북 유권자가 그의 정치적 성격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따져봐야 한다. 만약 야당표가 이 전 총리에게 분산되면 이인제가 당선된다는 가설이 제기될 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지역주민들이 하루아침에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중립' 거쳐 '한나라당 선회' 아니냐는 의혹**

따라서 허주가 이 전 총리를 앞세우려는 의도에 의혹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는 이전총리가 거부할 경우 신상우 전 의원에게 당권을 넘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상우 카드는 '허주가 민국당에서 발을 빼려 한다'는 의심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 선뜻 동원하지 못하고 있다. 발을 빼는 정도가 아니라 정계개편의 무망함을 깨닫고 한나라당으로 선회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본인은 일단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반(反)이회창 정서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가 일단 민국당에서 발을 빼면 자유로워진다는 데 주목하는 시선이 없지 않다. 그래서 그간 정계개편의 책사 노릇을 자임해 온 허주가 서서히 '중립'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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