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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의 주자들 <6> - 이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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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의 주자들 <6> - 이인제

"집권하면 주가 3천 포인트 올리겠다"

“당선되면 임기 말까지 주가를 3천 포인트까지 올리는 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민주당 이인제 고문은 28일 MBC가 마련한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TV토론에 출연하여 경제 분야 답변을 하던 중 이 같이 말했다. 또한 일자리 50만개 창출, 임기 내 매년 6% 이상 성장 등 공약성 주장을 폈다.

그러나 그 방법론으로는 “대통령이 되면 고용창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고용창출 상황실을 설치해서 전략을 가지고 임하겠다”는 등의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토론회가 끝난 이후 패널들이 “근거 없이 경제를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 아니냐”며 재차 캐물었지만, 이 고문은 “모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원래는 주가 5천 포인트까지 말하려다 3천 포인트로 줄여서 답했다. 충분히 가능하고 집권하면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1위 후보답게 대규모 수행원단 동행**

이 고문은 당내 경선주자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력한 후보답게 40여명에 이르는 많은 수행원을 이끌고 스튜디오가 마련된 여성개발원에 도착했다.

이고문은 도착해서 바로 3층에 마련된 대기실로 올라가 별도로 준비해 온 방송용 의상으로 옷을 교체했다. 다른 후보들이 간단한 분장을 하고 넥타이를 교체한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 수행원은 “1개월 전부터 의상 코디네이터를 두고 어디를 가든 꼭 코디가 따라다니며 의상과 스타일을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감 때문인지 이 고문은 별도의 연설 연습이나 스튜디오 위치 확인 없이 방송 직전까지 대기실에서 여성개발원 관계자들, 방송국 담당자들과 여권문제를 화제로 환담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이대우 언론특보는 “이 고문이 토론이나 인터뷰에 강하기 때문에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방송 직전까지 관계자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것은 미리 말을 하면서 몸을 풀어야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이 고문의 습관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제 한 세대를 뛰어넘는 젊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 고문은 방송이 시작되자 “이제 한 세대를 뛰어넘는 젊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며 세대교체론을 주장하고, 자신은 “노동부장관이나 경기도 지사였을 때 결코 문제를 회피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젊은 한국을 건설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널들은 초반부터 “이 고문이 대구를 방문하면 박통의 계승자가 되고 광주에 가면 민주열사가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수시로 변한다는 말이 있다”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은 “일부러 박대통령 이미지를 낸 적은 없다. 박대통령이 농어업 중심의 사회를 산업사회로 바꿨듯이 이제 산업사회를 지식기반 사회로 바꾸려 한다는 점이 비슷하고 민주화에 노력한 광주를 격려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응수했다.

“97 대선에서는 3김 극복과 변화 개혁을 주장하고 지금은 위대한 3김을 계승한다고 말하는 것도 말 바꾸기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3김 청산이 아니라 3김을 극복하고 창조적인 계승을 하겠다는 뜻이며 ‘어떤사람’은 청산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3김시대를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위대한 시대로 여기고 다만 보스, 지역, 파벌정치의 낡은 유산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이 고문은 곧 97년 대선 때 한나라당 당내경선결과에 불복하고 출마한 것에 대해 집요한 질문 세례를 받아야 했다.

***"경선불복은 과정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고뇌의 결단"**

“과정을 존중해야 할 분이 경선 불복이 원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이냐”, “이번에도 경선에서 패배하면 독자 출마할 것 인가”, “노무현 고문이 승리해도 승복 할 것인지”, “97년 경선 때 16번이나 승복한다고 약속하고 번복한 것이 사실인지 밝혀 달라”, “이런 번복이 우리들의 2세 교육에는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말해 달라”는 등 날이 선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은 자신의 경선불복은 과정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고뇌의 결단이었다고 반박하며 “당시 후보가 두 아들의 병역기피 문제로 50% 대에서 10% 대로 지지도가 떨어진 것을 보고 후보교체를 주장했으나 묵살당하고 나서 외로운 결단을 내렸다”는 요지로 답했으나 패널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했다.

이 고문은 현 정부의 실책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현 정부는 IMF 부도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경쟁력 강화, IT산업 기반 마련 등을 했으나 의약분업, 인사비리 등의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고 답변말미에 “사실 의약분업은 한나라당 총재가 밀어붙이자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내각제를 고리로 한 통합은 반대"**

현안으로 부상한 자민련, 민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에 대해서는 “10년 전부터 양당제를 주장했고 한 정당 안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고 밝혀 찬성을 표했지만 “내각제를 고리로 한 통합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남북관계에서 '북한 퍼주기'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 고문은 “규모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북측이 필요한 사람에게 물자를 지급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신뢰가 검증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인이 ‘경기도 힐러리’라는 말을 듣고 있다**

“부인이 ‘경기도 힐러리’라는 말을 듣고 있다”는 질문에 “집 사람은 선거 때만 열심히 밤낮으로 돕고 평소에는 평범한 주부일 뿐”이라고 답했지만 패널들은 다시 "97년에 부인이 행사를 치룬 일이 물의를 빚지 않았는지
"를 물었고 이 고문은 “단순한 봉사활동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공공부문 개혁을 못 함으로 인해 개혁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기업과 금융에 칼을 댔지만 정부나 공기업에는 그러지 못했다”고 인정하고 “공공부문 개혁을 슬기롭게 해 낼 것” 이라고 말했다.

주5일 근무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시장 안에서 여유를 가지고 대처해야 하지만 부작용 보다 혜택이 클지 의문이다”고 답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교육부문 예산 GDP 6%로"**

공교육 대책에 대해서는 “역대 정권에서 GDP의 5%도 달성이 된 적 없는 교육부문 예산을 GDP의 6%까지 달성하고 교사 연수와 재교육 복지에 힘써서 학생을 잘 가르치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호주제에 대해서는 폐지 입장을 밝혔다.

유일한 대선 재수생으로서 경선에 임하는 자세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는 “IT, 금융 등 각국 미래전략을 보고 이런 변화를 선점해야 한다고 여겼고 2019년 노령화사회에 접어들기 전에 젊은 지도력으로 국가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세대교체론'을 다시한번 역설했다.

***"경선불복 이슈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토론회를 마치고 떠나며 이 고문은 “힘들었다. 과거보다는 미래의 정책을 묻길 바랬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경선불복이 계속 이슈로 나와서 죽을 지경이다. 어떻게 대답을 해도 대처하기가 힘들다”고 말하고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3개월간 10% 대였고 여러 의원들이 후보교체를 위해 힘을 썼지만 실패한 상태라 고민 끝에 결단했었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패널은 “과거에 한 행동을 확인하는 것으로 후보의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패널은 “이 고문은 수사학에 뛰어나 패널의 질문을 교묘하게 피하고 자기 논리를 펴는 경향이 있었다”고 평했다.

다른 패널은 “이 고문의 장점은 임기응변과 추진력이 강해 보인다는 점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또 다른 패널은 “이 고문은 3김 정치의 수혜자이며 매끄럽게 보이지만 낡은 정치를 하는 ‘역사의 후퇴’를 의미하는 인물이었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토론회를 평가하며 “97 대선 때 국민신당의 대선 빚이 100억 넘게 있었는데 이 고문은 이를 국고보조금으로 다 갚았다고 답변했으나 국민신당의 국고보조금이 97년에 18억, 98년 42억이었기 때문에 이것으로 다 청산하기에 부족한 액수이므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답변인지 의문이다”라는 의견을 발표했다

또 “패널 질문 중 ‘3000 포인트 상승 약속은 사기’, ‘부인이 경기도 힐러리로 불리는 등 친인척 비리가 걱정 된다’, ‘이 고문이 건방지다는 시중의 말이 있다’는 등은 인신공격성 질문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질문에도 다소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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