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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 뒷마당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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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 뒷마당 삼자"

한중포럼 대표 손학규 의원 인터뷰

국회의원회관 425호실 손학규 의원의 방.

책상에 앉아 눈을 들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커다란 중국지도가 걸려 있었다. 인터뷰 도중 몇 차례나 일어나 직접 지도를 짚어가며 설명하기도 했다. 6일 창립총회를 개최한 국회 한중포럼 대표 손학규 의원(한나라당, 광명)을 찾았다.

“금년 1년 동안 우리 정치가 한 일이라곤 오직 대권경쟁 뿐 아닌가. 이럴 때가 아니다. 무너져 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여야를 떠나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 한중포럼 창립 취지를 묻는 기자에게 손 의원은 대뜸 정치걱정부터 풀어 놓았다.

“우리정치는 지금 집권이 맹목적 목표가 되어 끝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권주자들도 그렇고, 그들의 경쟁에 놀아나는 사람들 뿐이다. 하지만 지금 10달째 수출이 감소하고 11달째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다. IMF 이후 지난 4년간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인프라가 완전히 흔들려 버렸다.”

손 의원은 나라 걱정보다 권력 경쟁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 전체를 질타했다. “나라고 지금 정치에 대해 할 말이 없겠는가. 하지만 내가 말해 봤자 정쟁에 한마디 보태게 될 뿐이라 아무 말 안 한다”며 “금년 1년 정치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일본, 5월 미국, 8월 중국을 다녀왔다. 직접 가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우리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게 되었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한 일본의 노력, 햇볕정책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압력의 실체, 그리고 중국이 밀어닥치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가 지금 어디 서 있는가, 어디로 갈 것인가, 그동안 무얼 해 왔나 깊이 성찰해야 한다.”

“지난번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하는 걸 들으면서 소름이 끼쳤다. 완전히 망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푸틴의 연설은 자신만만했다. 우리를 이용해 미국을 견제하기도 했다. 오늘 리빈 대사도 말했지만 중국은 다시 러시아와 안보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DJ는 노벨상 하나 받고선 김정일 오기만 기다리고 있고, 경제도 이번 공적자금 감사결과 보듯이 엉망 아닌가. 야당도 똑같이 3김정치 재판이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중·일 동북아 경제공동체 교류 중심 되어야**

‘무너져 가는 나라’라는 손 의원의 표현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정치인이지만 정치를 자제하고, 나라의 앞날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중포럼을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과의 협력 없이는 우리의 생존도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보고, 중국에 대한 근본적이고 한 차원 높은 인식과 중국과의 바람직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국회의원들도 공부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 초청 연구포럼을 수시로 개최할 계획이며,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 지도부와의 ‘관계’ 형성에도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국회 내 중국어 강습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8월 중국 방문 전 7-8회 중국어 강습을 받았다며, ‘한중 우호 친선을 위하여’ 등의 건배 구호를 중국어로 들려주기도 했다.

“리빈 대사는 오늘 유창한 한국어로 강연했다. 어제 14년의 작업을 거친 중한사전 출판기념회에 나가 축사를 했는데, 거기 온 중국대사관 교육관 역시 한국어로 축사를 했다. 그들은 자세를 연 것이다. 예컨대 우리 주일대사가 일본에서 통역 없이 일어로 연설을 하면 욕을 먹는데, 이처럼 민족자존심 내세울 때가 아니다. 일본과 중국에게 우릴 열어야 한다. 한중포럼 같은 걸 만들고 함께 공부하면서 우리 스스로의 자세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국어강습의 필요성에 대한 손 의원의 설명이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까지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함께 번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경제 문화 물류 교류의 중심지로 한국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손 의원의 구상이었다. 우리나라가 그런 위치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바뀌기만 하면 13억 인구의 중국대륙이 우리의 뒷마당(backyard)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학규 의원을 찾은 김에 내년 경기지사 선거에 나설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답은 ‘판단 보류’였다. 남들이 “나가는 거죠”라고 기정사실화해서 물으면 그저 웃고 만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매몰되면 다른 현실을 정확히 보지 못한다. 그런 데 대한 집착이 우리 정치를 이렇게 만들었다. 내가 할 일,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되지 않겠나. 만약 내가 그걸 하고자 한다고 해서 지금 무얼 할 수 있겠나. 무엇을 하든 내용을 무엇으로 채울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여기까지 듣고 나니 분명 생각이 없진 않은 듯 했다. 오히려 지사가 되면 무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앞서 고민하는 중이라고 하는 게 옳을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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