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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어떤 일 벌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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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어떤 일 벌어지나

'버려야 사는' 딜레마에 빠졌다

3대0. 재보선이 끝났다. 원래 이 세 곳은 2대1이었던 지역. 3대0으로 바뀌었으니 사실 민주당이 한 석 더 잃은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지금 여권이 처한 상황을 보자. 정권 말기다. 레임덕이 심각하다고 여권 중진들 조차 입을 모으는 상황. 비리의혹들은 계속 터진다.

게다가 여소야대. 한나라당은 이제 한 석만 더 보태면 독자적인 원내 과반수를 만든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DJ정권 스스로 지극히 왜소해졌다는 점이다. 원래는 DJ+JP+신규 영입세력으로 이 정권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번 DJP 공조 붕괴, 당.정.청 개편을 거치면서 이젠 DJ와 동교동계, 그것도 동교동 구파만의 정권으로 축소되었다. 권력교체기를 앞두고 한층 몸집을 부풀려도 부족한 판에 역으로 ‘살빼기’가 지나쳐 골격만 남은 셈이다.

정권 말기, 레임덕, 여소야대, 그리고 동교동 구파만으로 축소된 권력구도. 하나 더 보탠다면 최악의 상황이라 할만한 경제. 이것이 DJ정권의 현주소다. 이번 3대0 선거 결과는 그 현주소를 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참으로 험난하기만 하다. 남은 임기 국정을 무사히 이끌어야 한다. 정권재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현 상황 유지 고착 가능성 커**

되든 안 되든 큰 변화 없이 그저 흘러갈 수도 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 DJ에게 뭔가 새로운 수를 놓고 그걸 실현시킬 만한 힘이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권말기엔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크게 작용한다. 이미 차기 대권주자들이 우후죽순 출몰했다. 이들이 정권 전체의 운명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자기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먼저 고려한다는 게 문제다.

설령 야당이 된다 하더라도 그 다음번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내가 올라서야 겠다는 의식이 먼저 작용한다. 차기 주자, 아니면 당권, 그것도 아니면 확고한 지분이라도 챙겨야 겠다는 권력투쟁이 가속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DJ의 통솔력이 먹히긴 쉽지 않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려면 전략을 짜고 전략대로 국민을 설득시켜야 하는데, 국민은 커녕 당내 인물들을 끌고 가기도 어렵다.

게다가 한나라당과 이회창총재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그대로 유지되길 가장 바란다.

따라서 싫든 좋든 한나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하면서, 터지는 의혹과 사건들은 근근히 막아 내면서, 한편 민주당 내에선 본격적인 차기 경선구도가 전개되면서 지방선거도 치루고,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일부 개각이나 당정개편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기 보다는 관리형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래도 뭔가 수를 낼 것”이란 추측이 무성하고, 기대도 많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은 있지만 제대로 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된다.

YS정권 말기를 보아도 김현철씨 사건을 기점으로 YS는 자신의 의지대로 정국을 이끌지 못했다. 현직 대통령이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권력교체기인 것이다.

***개혁적 쇄신론, 전면 정계개편론**

그래도 여권이 현 상태를 타개하고자 전면적 변화를 도모한다면 어떤 방안이 있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거론되었던 방안은 두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당내 개혁파, 그리고 대권후보군에서는 노무현, 김근태 최고위원 등이 주장하는 개혁적 쇄신론이다. 다른 하나는 JP-YS 신당설 등과 연관되는 대폭 정계개편 구상이다.

그러나 이중 대폭 정계개편은 DJ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JP도 YS도, 아니 그밖의 어떤 세력이라도 정계개편을 추진할 수 있고, 거기에 DJ의 묵시적 협조, 아니면 적극적 동조까지 묶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DJ에게 주도권을 주는, 다시 말해 차기 대권이 DJ의 정권재창출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대폭 정계개편의 카드는 지금의 상황 타개를 위해 DJ가 만들어 갈 수 있는 카드라기 보다는, 여건을 조성하고 실제 추진된다면 동참여부를 저울질해 볼 수는 있는 정도의 카드라고 평가해야 옳다.

그렇다면 DJ가 주도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개혁적 쇄신론만이 남게 된다. 동교동계를 후퇴시키고, 당의 문호를 대폭 개방한다. 가능한 한 많은 외부 영입을 이룬 이후 대중적 세를 몰아 가면서 민주적이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와 차기 주자를 만들어 낸다. 대략 이런 식이다.

***스스로를 버려야 국면전환 가능한 딜레마**

그러나 여기서도 대전제는 DJ가 결코 전면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다. 그간 정국운영의 핵심이었던 DJ와 동교동계의 완전 퇴장을 전제로 해야만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의 외부 영입도 가능하다. 한나라당의 일각을 허물어 내는 신민주연합의 구상도 그래야만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정도는 되어야 대선구도의 전면적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과거 선거를 앞두고 DJ가 자주 보여 주었던 것처럼 몇몇 외부 인사의 입당과 함께 당명을 바꾸는 식의 탈바꿈으로는 지금의 구도를 변화시켰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런 분석에 근거한다면 이제 DJ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스스로의 권력을 지키면서 대선까지 상황을 피동적으로 관리해 가는 길, 다른 하나는 스스로 권력을 버리면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가는 길이다.

권력자에게 스스로 권력을 버리라는 주문은 지극히 어리석고 현실성 없는 주문이다. 그러나 지금 DJ와 민주당 앞에는 그런 주문이 놓여 있는 듯하다. 자기를 버려야만 국면전환을 꾀할 수 있는 딜레마에 봉착한 것이다.

그 주문에 응해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갈 것인지, 아니면 남은 권력의 ‘관리’에 더 큰 무게를 두고 기회를 볼 것인지, DJ와 민주당의 앞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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