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공격에 또다시 불을 붙였다. 최대표가 제안한 4자회담에 대한 청와대 반응이 냉랭한 데 따른 반사적 공격의 성격이 짙다.
***4자회담 성사 안개속으로**
최 대표는 20일 오전 도산아카데미연구원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의원들이 지역구에 갔다오면 다 걷어치우고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라고 한다"며 "솔직한 심정을 말한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이같은 강성 발언은 지난 17일 대통령과 여야대표, 국회의장이 참가하는 4자회담을 제의한 데 대한 청와대의 냉랭한 반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 대표는 4자회담 제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청와대에선 '공식적 제의가 없어 검토 안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청와대 반응에 불만이 있음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최 대표는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원래 결심이 더딘 사람이어서 노동장관 시절 연봉제 도입을 위해 총액임금제를 고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3개월 고민한 후 사표를 주머니에 넣고 최각규 부총리에게 보고했었다"며 "결정할 때는 집중검토가 있어야 하며, 나는 지금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몸으로 막기 시작하면 간단치 않을 것"**
최 대표는 이어 "내가 노 대통령 부분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하다하다 안되면 몸으로 막아설 것이고, 내가 몸으로 막기 시작하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이 자리에서 충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수긍할 수 없는 대통령이라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인데 위상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을 야당대표가 해선 안된다"면서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그런 마음의 여유를 뺏아가고 있다. 우리가 정권투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노 대통령이 이를 안받으면 과거 야당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서구 기준으로 볼 때 노 대통령은 좌파"라는 기존의 주장을 거듭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좌파면 좌파의 원칙대로라도 하라. 좌파라도 토니 블레어는 나라와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의 대북 유감표명에 대해 그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북한은 서해교전후 장관 하나 나서서 유감 한마디 말했느냐. 유감을 표시하겠다면 통일부 장관이나 시키면 되지 않느냐. 대통령답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제 돈으로 선거를 치르는 사람은 정몽준과 김진재 의원 정도"**
최 대표는 이밖에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개혁과 관련, '영국식 완전공영제'가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원회를 통해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곳은 2백여 지구당중 10곳을 못 넘을 것이며, 자기 돈으로 선거를 치르는 사람은 정몽준씨나 우리당의 김진재 의원 정도"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내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향식 공천제를 통한 인적쇄신과 관련, 최 대표는 "돈을 뿌리고 다니면 문제가 간단치 않고, 또 결과가 엇비슷하다고 하면 우리 문화에서 승복 안할 것이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새 당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민단체의 선관위 대폭 참여방안에 대해서는 그는 "16대 총선때 불법단체가 나타나 감정적으로 목표를 정해놓고 덤벼들어 선거운동 자체를 못하게 했다"며 ""큰일 날 일"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민련, "대통령에 대한 협박은 국민에 대한 항거"**
이같은 최대표의 정권퇴진 검토 발언과 관련, 최근 4자회담에서 배제돼 최대표에 대한 악감정이 많은 자민련은 즉각 논평을 통해 최대표를 공박했다.
유운영 자민련대변인은 이날 '최병렬대표의 대통령에 대한 협박은 국민에 대한 항거이다'라는 논평을 통해 "최대표가 노대통령이 만나주지 않는다고 해서 현직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은 야당대표로서 정치적인 도를 넘은 처사"라며 "이 나라 제1야당 대표가 아무리 대통령이 회담 거부를 했다고 해서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 '정권투쟁운동' 운운하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폄하하고 공갈협박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항거이자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최대표가 무엇 때문에 그토록 대통령을 위협까지 하면서 노대통령을 만나려고 하는지 의혹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야당이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르를 가리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나 야당대표가 당리당략이나 사적 감정을 가지고 대통령을 인신공격하고 음해하는것은 정치적 금도를 넘은 행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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