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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사인 받으려면 돈내라”

[프레시안 스포츠] 명예의 전당서 '미국식 상업주의' 만연

로이터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이 위치한 쿠퍼스타운의 이미지가 '꿈의 구장'에서 '기념품판매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예의전당이 사인판매장인가**

로이터는 "야구에 대한 소중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숨쉬고 있는 명예의 전당은 가게들마다 원로 유명야구선수들을 모셔놓고 사인을 사고 파는 곳이 됐다"며 "윌리 메이스가 배트에 해 주는 사인을 받기 위해 팬들은 2백40달러나 내야 한다"고 고발했다.

명예의 전당 주변에서 요기 베라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 서있던 한 팬은 "나는 사인을 받기 위해 돈을 내는 게 싫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여기에서 사인을 하고 있는 몇몇 원로야구선수들은 선수시절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것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최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야구선수들은 기념식에 참가하지도 않고 팬들에게 사인을 할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행사기간 동안 인근 오테사가 호텔에 머물면서 팬, 미디어와 차단된 생활을 하면서도 돈을 받고 사인을 하는 데는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퍼스타운 상공회의소 국장 폴리 렌켄스는 "몇 년 전만 해도 명예의 전당 헌액선수들이 머무는 오테사가 호텔은 개방됐지만 선수들이 자신들에게 사인받기를 원하는 팬들에게 시달린 탓인지 이제는 팬들의 호텔 출입이 자유롭지 않게 됐다"며 "현재 명예의 전당 헌액선수들의 사인은 하나의 비즈니스가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지역경제는 활성화, 그러나 어린이 팬은 감소**

명예의 전당 주변의 야구기념품 판매소는 베이스볼 카드, 버블헤드 인형, 셔츠, 담요등을 판매하며 명예의 전당 헌액행사가 펼쳐진 지난 주말에 호황을 누렸다.

렌켄스 국장은 "야구기념품의 가격인상, 판매호조에 힘입어 쿠퍼스타운 지역경제는 수백만달러의 효과를 거둘게 확실하다. 이런 현상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쿠퍼스타운 시당국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점점 명예의 전당을 찾는 어린이 야구팬들이 감소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미국 야구계에서는 명예의전당을 찾는 관광객들의 증가로 쿠퍼스타운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던 선수들이 야구의 전통이 숨쉬고 있는 '야구의 메카'인 쿠퍼스타운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돈을 받는 행위에 대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내나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미국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주변에서 선수가 돈을 받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행위는 미국식 상업주의의 진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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