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2일 발표한 '2002년 정당보조금 위반사례'의 일부다. 한국 정당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증거다.
영수증을 부풀려 보고하는 것은 예사고 국고보조금을 사적으로 유용해 보험료와 치아 보철비를 내는 등 낯 부끄러운 ‘종합선물세트’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내 돈은 내 돈, 나랏돈도 내 돈’인가**
허위보고, 용도 외 사용, 회계보고 미제출, 정책개발비 지출의무 위반, 유급사무직원수 제한규정 위반 등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된 위반사례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역시 ‘용도 외 사용’.
사무처 직원이 아닌 정무직 상근부위원장 등의 건강보험료 40여만원을 경상보조금에서 지출한 당이 있는가 하면 치아 보철비용으로 70만원을 지출한 사례, 지구당 대표자 친구의 아들 결혼식 축위금을 낸 사례, 선거비로 지출될 수 없는 경상비를 선거사무원 식대로 낸 사례 등 용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경우가 열거됐기 때문이다. 가히 ‘내 돈은 내 돈, 나랏돈도 내 돈’이다.
나머지 분야도 가관이다.
철새 정치인들은 탈당했다는 이유로 전적 중앙당에서 내려온 지원금에 대한 회계보고서를 아예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민국당은 20%이상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정책개발비에 4백70여만원 못 미치게 썼고, 한나라당 7개 지구당과 민주당 10개 지구당은 유급 사무직원 수 제한을 위반하기도 했다.
***0.43%만 적발**
중앙선관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4개 정당의 이같은 위반 행위를 발표하며 이들 당에 지급할 예정인 올 2.4분기 정당보조금을 4억9천여만원 삭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이들 정당에 지급한 국조보조금 1천1백38억4천만원 가운데 0.43%에 불과하다.
만약 이들 정당이 국고보조금 가운데 이 정도만 편법 사용했다면, 비난을 할 게 아니라 도리어 표창을 해줘야 할 일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은 거의 없다. 이번에 드러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 아니냐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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