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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昌-盧-鄭 3자구도, 막판 대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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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당분간 昌-盧-鄭 3자구도, 막판 대타협?

<전문가 분석> 판세변화 핵심은 盧-鄭 연대 성사 여부

대선 구도가 격동하고 있다. 3자구도인지 4자구도인지 오리무중이다.

민주당의 내분 사태는 여전히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고, 이인제-이한동-김종필-김중권 등의 제3신당 창당, 정몽준 의원의 독자 신당 창당도 일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지각변동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예단은 어렵지만 정치권에 떠도는 각종 시나리오는 이회창-노무현-정몽준(제3신당) 간의 3자구도와 이회창-노무현-정몽준(독자신당)-제3신당 간의 4자구도로 요약된다.

과연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당분간 3자구도, 막판 대타협 가능성**

정치평론가 및 정치학자들은 당분간 이회창-노무현-정몽준 간의 3자구도가 불가피하다는 공통된 평가를 냈다. 정 의원이 제3신당에 합류하는 3자구도가 아니라 정 의원의 독자 행보가 계속되고, 그에 따라 제3신당은 힘을 잃는 방식의 3자구도다.

그러나 3자구도가 끝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일부에서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의 막판 대타협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분간 정 의원이 상황타진에 주력하며 독자행보를 지속, 3자구도가 진행되겠지만 최종적인 시점에는 노무현-정몽준 간의 정치적 대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다.

한편 정 의원의 독자행보와 관련해서는 대선은 물론 그 후에 감수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인지도 축적 차원에서 일단은 독자행보를 결행할 공산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침몰하는 배에 정몽준이 타겠는가"**

일단 대선구도 재편의 방향타를 정몽준 의원이 쥐고 있다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비중있게 관측되는 정 의원의 제3신당행은 명분과 실리에서 득될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그동안 정몽준 의원의 행보를 볼 때 명분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정 의원이 정치를 한두해 하고 끝낼 생각이 아니라면 '정치개혁' 측면에서 가장 멀어지는 제3신당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노풍이 식은 원인중의 하나는 바로 노무현 후보가 YS를 찾아간 일"이라며 "노무현 후보의 전철을 모르지 않을 정 의원이 구시대 정치와 손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임성호 교수도 "정 의원이 그동안 보수세력과 거리를 두어왔기 때문에 자민련이나 이한동 전 총리 등과 함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이인제, 김종필 등 구시대 정치 이미지를 업고 갈 이유가 있겠느냐"며 정 의원의 제3신당행에 회의를 보였고, 정치평론가 손혁재 박사도 "제3신당 추진세력으로 이인제, 김종필, 이한동, 박근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침몰하는 배'에 정 의원이 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 의원 영입이 불발에 그칠 경우 제3신당의 영향력도 급속하게 몰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는 "정몽준 의원 영입에 실패하더라도 제3신당 추진세력이 이번 대선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테지만 정몽준 없는 제3신당의 파괴력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독자신당ㆍ독자출마 언제까지인가?**

최근 정몽준 의원이 흘리고 있는 '독자신당'과 '독자출마'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부정적 견해가 대다수였다. 대선정국 끝까지 독자행보를 하기에는 정 의원이 감수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며 대선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도 '독자행보=모험'이 아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손혁재 박사는 "현대라는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동원했던 아버지(정주영)의 실패 경험을 잘 알고 있는 정 의원이 고난의 길을 무릅쓰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독자행보에 회의를 보였다.

조기숙 교수도 "본질적인 정계개편은 대선 후에 이루어 질 것"이라고 전제하고 "선거 후 정치변화 속에서 최소한 국정 파트너로서의 역할이라도 보장받으려면 독자행보의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임성호 교수는 "정 의원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면 거품이 많이 빠질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지원세력 없는 독자행보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기존 정당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독자적 깃발을 내밀어 놓고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실리를 챙기는 방법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각 정치세력에게는 이번 대선뿐만 아니라 차기를 대비할 필요도 있다"면서 "노무현 후보와의 관계 조율이 어려울 경우 정 의원으로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인지도 확보를 위해서라도 일단 독자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견만 조율되면 '정몽준+노무현 상승효과' 크다**

한편 민주당 내분 사태가 극한대립으로 치달으면서 노무현-정몽준 연대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대선구도 판세변화의 핵심을 양자의 연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에 맞추고 있다. 노무현-정몽준 연대가 성사될 경우의 파급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에는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연대의 관건인 국민경선제 등 현실적 이견이 조율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정 연대 성사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노-정 연대에 대한 낙관적 관측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간의 이미지와 지지기반이 중첩돼 있다는 점, 그리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쟁에서 양자 대립은 곧 공멸의 길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는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 정치개혁을 바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는 측면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며 "정몽준 의원이 아직까지 망설이고는 있지만 노무현 후보와의 연대에 대한 생각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이 현재 국민지지도와 본선경쟁력이 (노 후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노 후보가 주장하는 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다"고 조 교수는 지적했다.

김민전 교수는 "정치구조의 변화와 관련한 당위론적 측면에서는 노무현-정몽준 연대가 바람직하다"며 "지지기반을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자간 합의에 따라서는 선거 막판 대타협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노-정 연대에 있어 관건인 후보선출 문제 등에 대한 이견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성호 교수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 사이에 대중적 성향이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양자가 서로 상대방의 손을 들어줄 만큼 일치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념이나 정치적 차이라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박사도 "노무현 후보측에서는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시도하려 하겠지만 정몽준 의원에게는 당위성의 강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 박사는 "노-정 연대의 관건은 국민경선제를 정 의원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이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연대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손혁재 박사는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가 국민경선제를 포기하고 추대하는 형식으로 모셔가지 않는 이상 정 의원이 민주당행을 택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몽준, 이제는 입을 열라"**

한편 전문가들은 정몽준 의원의 애매한 태도와 관련,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이제는 명확한 입장표명을 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주문했다.

유창선 박사는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됐는데도 아무런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상대당과 국민앞에 노출과 비판의 시간을 줄이려는 대선 전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임성호 교수는 "정 의원은 올바른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밖에서 눈치보기를 그만해야 한다"며 "혼미한 정국을 정 의원이 더욱 부추기는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우리 정치사에 부족했던 '정치의 제도화'라는 측면에서는 정 의원이 소수파가 될지언정 기존의 양당 구도 속에 과감히 들어가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기숙 교수 역시 "정 의원이 '정치개혁'이라는 말을 그동안 숱하게 해 왔는데 이젠 그 실체가 무엇인지 국민앞에 검증받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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