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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의 '보도'가 왜 걷기 힘든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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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의 '보도'가 왜 걷기 힘든가 했더니…

시정연 토론회서 문제 제기…"세부기준이 없다"

서울 시민들이 늘 걸어다니는 시내 보도(步道)는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할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은 6일 서초동 시정연 대회의실에서 '서울시 보도 설치기준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선진도시와의 비교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짚어봤다.
  
  주제발표를 맡은 정석 시정연 연구위원은 "시정연이 서울 도심부(종로. 흥인문로)와 강남(강남대로. 서초로. 올림픽로) 등의 주요 가로를 대상으로 보도 턱(연석 높이), 보도의 경사, 유효 보도 폭(각종 시설물 점유 공간을 뺀 순수 보행 공간) 등을 조사한 결과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연석 높이가 30㎝를 넘어 승용차 문이 걸리는 보도, 바닥이 심하게 기울어 휠체어, 유모차 이용이 어렵거나 평탄하지 않은 보도, 유효 보도 폭이 좁은 보도, 무분별하게 보도시설물이 설치된 보도 등 다양한 유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연구위원은 이를 뉴욕, 워싱턴, 런던, 도쿄(東京) 등 선진 대도시의 보도 설치 법령이나 기준과 비교한 결과 우선 우리나라의 연석 높이 기준(25㎝ 이하)이 외국도시들(10∼15㎝)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차도와 격차를 크게 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거나 홍수 때 침수 우려 등의 이유로 보도 턱을 높이는 관행이 있는 것 같다고 정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또 보도의 가로.세로 경사는 기울기 기준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인접 건물 바닥이 보도보다 높아 기울기가 심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육교, 지하도 등이 추가로 설치되면서 유효 보도 폭이 좁아지는 일이 빈번해 소공 지하도상가 4번 출구의 경우 0.9m에 불과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는 우리나라에 보도상 시설물 배치에 관한 세부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며 "영국, 미국 등에서는 보도 영역을 시설물 설치 구역과 보행 구역, 건물 전면부 등으로 구분하고 상세한 배치 기준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 횡단보도 설치기준 미흡으로 지나치게 넓은 횡단보도에 안전섬이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으며, 보행 신호 시간에 대한 배려도 외국보다 미흡하며 자동차의 보도 진입을 막는 돌말뚝(볼라드)도 외국과 달리 낮고 굵게 설치돼 오히려 보행을 방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정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교통부가 '보도의 설치.관리 지침'을 제정했으나 대도시의 기준으로는 미흡하다"며 "서울시는 자체적인 설치기준을 만들어 보도 수준을 획기적으로 증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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