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은 전쟁과 살인에 의한 사망자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비교에서도 알 수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자살을 기도한 사람들은 실제 자살까지 이른 사람들의 무려 20배나 된다는 점이다.
WHO는 "전세계 인구의 5% 정도가 살아 있는 동안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30~50대 남자의들의 자살자 수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시스 |
"자살은 남자가 여자의 3배, 자살기도는 여자가 남자의 3배"
또한 자살자 중에는 남자가 여자보다 3배나 많지만, 거꾸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3배나 많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남자는 보다 치명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공격적인 경험, 자살하고자 하는 의지 면에서 더 강하다는 점에서 실제 자살률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높은 것이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WHO는 이런 충격적인 통계를 제시하면서 "자살은 예방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자살예방에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구촌 개념으로서 자살률이 높거나 급증하는 나라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통계에 잡히는 자살건수만 놓고 비교하면 자살률이 높기로는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 그 뒤로 미국, 서유럽, 아시아 일부 지역들이 자살률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자살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은 비교가능한 통계가 확보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세계 자살률 1위'가 실제로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한국, OECD 평균 2배 넘는 자살률
한국은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 국 중 몇 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8년째 1위'다. 2009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한 사람 수)는 28.4명으로 OECD 평균인 11.3명의 2배가 넘는다. 여성의 자살자 수는 19.7명으로 OECD 평균인 5.1명의 4배에 달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자살이나 나라들의 경우까지 합하면 사실 전세계에서 실제로 자살하거나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WHO의 자살 보고서를 주도한 셰카르 삭세나 박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일부 국가들에서는 자살률이 무려 6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국가파산에 이르고 있는 나라들에서 주민들의 '경제적 자살'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계에서는 10대 후반(15~19세)의 청소년기에서 자살이 주요 사망원인이라는 것이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도 확인된다. 전세계적으로 10대 후반의 청소년들에게서 자살은 2위의 사망원인으로 매년 최소 10만 명씩이 자살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75세 이상 노인들이 자살률이 가장 높다.
한국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다. 2010년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자살(13%)이다. 청소년 10만명 당 1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은 더 비참하다. 10만 명당 자살하는 노인이 81.9명으로 일본(17.9명), 미국(14.5명)과 비교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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