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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바마, 감세 연장 합의의 의미는?

NYT "고육지책" … WP "정치적 계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공화당과의 감세 연장 타협안에 합의한 것에 대해 이 나라 언론은 그 의미를 다양하게 평가했다. 이번 합의안의 내용에는 그간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반대해 온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의 가장 부유한 계층에 대해서도 감세 혜택을 연장해 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이 중간 선거 이후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또한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과 그가 고수했던 입장과 원칙에서 물러나야 하는 부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대통령의 난감한 입장에도 주목했다.

이 신문은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아직 이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며 당 내의 반발을 언급했다. 몇몇 민주당 고위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배척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많은 민주당 관계자·지지자들은 격분했다"며 감세 협상에서 민주당 하원의원들을 대표하는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하원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홀렌 의원은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아직 어떤 협상에도 서명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당 자체 회의(caucus)를 통해 이번 합의안에 대해 폭넓은 검토와 토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이 합의안의 몇몇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합의가 안 됐을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중산층이라고 생각해 결국 이 합의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합의안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경제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며 "이번 합의로 인해 중산층의 세금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것이고 수백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에 활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이번 합의를 전적으로 환영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대표를 맡은 존 킬 의원도 "이번 발표는 당장 내년 1일부터 미국의 모든 가정이 더 많은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다만 킬 의원은 이런 감세 연장 조치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더 좋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이번 합의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8000억 달러의 경기부양 지원과 2009년부터 주장해 온 세금 감면안에 대해 공화당의 지지를 얻어냈다"며 비교적 오바마 대통령의 협상력을 높이 평가했다.

사설을 통해 이 신문은 "이번 합의는 공화당의 의사 방해의 승리"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듯, 상속세는 부시 행정부 때보다 더 많이 감면됐다"며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합의안의 내용을 비판하면서도, "실업급여 연장이라는 조건을 지켜내지 않았다면 수백만의 미국인이 고통받았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설에서는 "더 나빠질 수도 있었던" 협상에서 경기부양책과 실업급여 등을 합의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2년 동안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추가적인 세제 개혁 노력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은 '국민이 우리에게 실질적인 해결책을 바라는 한 정치 싸움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공화당은 그런 종류의 죄책감이 전혀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더 강경하게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공화당과의 감세 연장 합의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합의의 범위는 양 당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합의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늘어나고 있는 정부 재정적자는 7000억 달러의 부담을 더 지게 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경제 회복을 위해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며 최부유층에 대한 감세 연장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음을 언급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의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할 방안은 공화당의 협상을 받아들이는 길밖에 없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합의를 통해 감세라는 문제를 좀더 광범위한 경기 회복이라는 틀 안에서 다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이 신문은 비록 오바마 대통령의 진보적 지지자들은 분노했지만 '(이 합의안은) 신중한 전략의 일부'라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소개하며 2012년 대통령선거를 대비한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이 신문은 그 '전략'이란 "공화당과(도) 협상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과시하고, 정당 간 대립이 날카로운 상황에서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남은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묘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 선거의 패배에서 비롯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설명이다.

이 신문은 칼럼 '실패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통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일화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을 비꼬기도 했다. 한때 민주당원이었던 레이건 대통령이 공화당원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내가 민주당을 떠나기 전에 민주당이 먼저 나를 떠났다"고 말한 유명한 사례를 들며 "많은 진보적 지지자들처럼, 오바마 대통령에게서도 이런 느낌이 온다"고 말한 것.

즉 민주당의 수장인 대통령이 당의 노선을 배신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 칼럼은 경제 회복을 위해 감세 연장에는 합의하면서 연방 정부 공무원들의 임금을 동결한 것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예로 들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한 "(겨우) 실업급여 연장과 러시아와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공화당에 굽신거리고 있다"며 "이는 정치적 자살"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FTA를 밀어붙이면 민주당 지지기반인 노동계급의 표를 잃게 된다며 "노동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버린 이유는 FTA가 자신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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