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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버스데이>, 70년대식 '일단 낳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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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버스데이>, 70년대식 '일단 낳고 보자'?"

여성민우회 "저출산 현실 고민없이 '출산'만 강요하나"

'출산 장려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한국방송(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버스데이>에 "'일단 낳고 보자는 식'의 목표달성적 내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7일 낸 모니터 보고서에서 "사회의 위기 상황으로 '저출산'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문제의 핵심과 본질에서는 벗어난 채 아무 대책 없이 '출산'만 부추기는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5월 개편 이후 매주 월요일 밤 11시 5분 KBS 2TV에서 방송되는 <해피버스데이>는 이경규, 이수근, 김지호, 김성은, 제시카 등이 진행자로 출연하고 출산 경험이 있는 연예인들이 '축하사절단'으로 등장해 출산과 아이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 KBS 2TV <해피버스데이>의 한 장면 ⓒ한국방송

"현실 고민 없는 1970년대식 출산 장려 프로그램"

KBS는 이 프로그램의 홈페이지에서 "'행복한 가정, 강력한 대한민국 만들기'에 꼭 필요한 아기 출산의 기쁨을 행복한 이벤트를 통해 감동적으로 보여준다"는 기획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에 여성 민우회는 "이 프로그램의 계몽적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으로 출산 장려를 위한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 양육은 개인의 큰 희생이 따르고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출산을 꺼리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에서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해피버스데이>처럼 '일단 낳고 보자'는 식의 목표 달성적 내용은 출산장려금으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현재 출산 장려 정책들의 안이한 사고와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해피버스데이>는 첫 방송에서 "우리나라의 인구의 절반이 줄어들고 2500년에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 자체가 없어지는 민족 소멸의 단계가 될 수 있는 심각한 저출산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올 한해 신생아수 목표 62만 명을 채우자"고 밝힌 바 있다.

여성민우회는 "공영방송 KBS가 목표치를 정해놓고 '저출산으로 우리나라에 미래 동량이 없다. 그러니 더 낳아야한다'는 식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저출산 대책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 것은 현실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 이상이 아니다"라며 "출산에 대한 섬세한 접근 없이 무조건 출산의 기쁨만을 강조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것은 KBS가 정부 정책 홍보 방송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작자는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전에 일과 양육을 병행하기 힘든 우리나라 여성의 현실, 사회적 육아 시스템의 부재, 엄청난 육아와 교육 비용, 경쟁을 심화시키는 교육정책, 양극화의 심화 등 출산을 가로막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문제와 대안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어야 했다"면서 "그랬다면 1970년대식 '출산 장려'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출산 장려를 하고 싶다면 예전의 <불량아빠클럽>처럼 남성들이 육아에 동참하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아니면 탁아시설을 만들어서 여성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업을 발굴해서 상을 주는 등 프로그램 내용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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