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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천안함 공격, 김정일이 명령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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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천안함 공격, 김정일이 명령했을 것'"

미 정보기관 분석 "확실한 증거 없으나 정치 역학에 근거한 판단"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어뢰 공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승인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미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그러나 정보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이 정치역학에 근거한 것이며 '확실한 증거(hard evidence)는 없다'고 말하거나 그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북한 반대 움직임에 도움 줄 정보 판단"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복수의 미국 당국자들은 병을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이 막내아들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천안함 공격을 명령한 것으로 점차 확신하고 있지만 이러한 분석은 확실한 증거보다는 정치 역학(political dynamics)에 근거한 평가를 기초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위급 정보당국자는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이 취합한 정보를 근거로 "확실한 사실(established fact)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북한 지도부와 군부의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확증이 없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이러한 결론이 나온 것은 북한에 대한 반대 여론을 모으고자 하는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미국과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천안함 침몰과 김 위원장을 직접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다며, 이는 명확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자칫 북한의 술수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 정보기관들은 김 위원장이 최근 건강 악화로 훼손된 장악력을 재구축하는 동시에,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권한를 확인하기 위해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신문은 정보당국자들이 자신들의 정보 판단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내놓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달 25일 건군절을 맞아 제586부대를 방문한 것이 천안함 공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작년 11월 대청해전 패배로 인해 강등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명국 작전국장이 최근 대장으로 복귀한 것은 천안함 공격이 대청해전 패배의 보복을 위해 계획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군 전문가인 조너선 폴락 해군대학 교수는 "천안함 침몰에 관한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의 586부대 방문은 천안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대한 치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위 정보 당국자들은 김명국 국장이나 북한의 다른 군부 지도자들이 자발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는 가설은 배제했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와 함께 <뉴욕타임스>는 이번 천안함 사태가 가뜩이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이란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또 다른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보복은 서울을 겨냥한 로켓 공격과 금융시장 패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만약 대가를 치르지 않고 넘어갈 경우 북한 군부의 사기를 올려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24~25일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천안함 사태의 커다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2일 상하이 엑스포 현장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로이터=뉴시스

'형용모순' 보도 왜 나왔나?

'증거는 없지만 김정일의 소행'이라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이병철 평화협력원 선임연구위원은 "햇볕 쨍쨍한 비오는 날에 따뜻한 냉차를 맞으며 흘러간 미래를 얘기했다는 식의 기사"라고 촌평했다.

이병철 위원은 미 정보당국이 이같은 판단을 내놓은 배경에 대해 "미국이 한국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겠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런 정보 판단을 근거로 24~25일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중국은 미국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은 한국을 확실한 자기편으로 만드는 한편 한중관계의 상처는 더 벌려 놓는 효과를 보게 된다"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같은 데에서 한국으로부터 얻어야 할 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 확실히 한국을 지지하면서 나중에 뭔가를 얻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미국이 정치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쇠고기 수입 개방 등 과거의 '협조'에 대한 보상, 앞으로 있을 현안들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 등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일간의 첨예한 대립점이 됐던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도 천안함 사건을 명분으로 해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됐다"며 "이처럼 천안함 사건은 미국의 지정학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유용한 것이기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변에 있는 비확산파 인사들이 북한을 몰아붙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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