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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과 광기, 그 만남과 헤어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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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과 광기, 그 만남과 헤어짐의 세계

[알림] 5월 <미술심리학교> 개교, 교장에 박승숙 미술치료사

인문학습원의 봄학기에 <미술심리학교>가 열립니다. 5월 20일 개강하며 교장은 미술치료사 박승숙 선생.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총 6회 엽니다.

박 교장선생님은 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무엇이든 삶의 복판으로 끌고 들어오는 것을 좋아한다. 삶이 굽이쳐 뜨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데 우리의 삶으로부터 먼 얘기들은 하나같이 탁상공론 같아서 답답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미술이론을 공부하다가 옆길로 샜다. 문화의 현상으로서 미술을 바라보고, 작가들에 대해 공부하고, 작품들에 가치와 의미를 매기는 일에 문득 회의가 들었을 때 나는 무작정 델포이 신전 기둥에 써 있다는 신의 충고를 따라 '나 자신이나 알자'고 길을 떠나버렸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걷다 보니 Art Therapy라는 심리치료 분야에 당도했다. 그게 내 운(運)이었는지, 나는 거기서 내 모든 관심사가 하나로 모여 서로를 부추기며 답을 찾아내는 것을 경험했다. 이제야 그 경험의 단편들을 조금씩 묶어내서 미술치료가 핵심어가 아닌 곳에서 새로운 강의로 펼쳐보려는 엄두가 난다.

나는 앞으로 이 학교에서 미술을 '창조 행위'로서 이해할 것이다. 미술을 관람하고 비평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것을 창조하는 사람의 '필요'와 '변화'에 주목하면서 그 사람의 삶 가까이에 두고 그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고자 할 것이다.

물론 작품이 창작자의 손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사회 문화의 현상이 되어 살다 잊히다 거듭나다 죽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때는 예술이 우리 모두의 집단 창작품이 되어버린다.

후자의 측면에서도 미술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나는 미술이라는 창조가 그 행위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묻고자 애쓸 것이다. 그 질문들에 답해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함이다. 그래서 내 삶과 내 주변을 제대로 알기 위함이다.

세계를 받아들이고 있는 '나'를 똑바로 알지 못하면 세상도 잘못 알아보게 된다. 세계는 저 밖에 나와 상관없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거쳐 나로 화(化)할 뿐이다. 그러니 미술은 자기로 화한 세상이면서 동시에 다시 세계가 될 나이기도 하다."

▲ 매지 길 (madge gill) 1916-1974
사생아로 출생, 가족의 거부와 학대, 두 자녀의 죽음, 한쪽 눈의 질병 등으로 정신질환을 앓았음. 영매가 되어 초자연적인 힘을 만남과 동시에 왕성한 창조성을 발휘, 영매상태에서 많은 드로잉을 남김.

이번 강의 제목은 <창조성과 광기, 그 만남과 헤어짐>.

제1강 [5/20] 이성의 역사, 광기의 역사
제2강 [5/27] 창조성과 광기의 관계
제3강 [6/3] 아웃사이더 아트의 발견
제4강 [6/10] 인과 아웃의 교차로서의 현대미술
제5강 [6/17] 창조성이란 무엇인가?
제6강 [6/24] 미술창작과 심리치료

미술계 밖에서 자발적으로 창작을 해온 정신질환자들의 미술(소위 '아웃아이더 아트' 라고 불리는 미술)을 살펴보면서 우리 문화의 In과 Out의 관계, 그리고 창조성과 광기의 관계에 관해 생각해봅니다.

창조성과 광기라는 주제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피할 수 없는 삶이나 정신적 고통을 견디고 이겨내는데 창조성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조건이 되어버린 고통을 끼고 불굴의 의지로 창작을 계속한 위대한 정신에 박수를 보내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창조성과 정신적 문제가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밝히면서 창조성을 깎아 내리고 싶은 것일까요?

박승숙 선생은 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한 갈래 길로 '아웃사이더 아트'를 제시합니다('아웃사이더 아트'란 넓게는 주류가 아닌 미술 전체를 가리키지만, 협의로는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미술'이라고 정의됨).

"창조성과 광기의 연구자들은 창조적인 예술가나 위대한 학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광기에 관심을 가진 만큼, 소위 '광인'들의 창조욕구와 창작품에도 관심을 가졌죠. 의사나 학자들이 '아웃사이더 아트'를 예술 영역에서 이해해야 할지 증상의 하나로 이해해야 할지 고민한 것과 달리, 예술가들은 그들의 작품에서 자극받고 영감을 받았는데, 그 중 프랑스의 장 뒤비페는 아웃사이더 아티스트 예술에 열광하면서 자신의 작품 속에 그 특성을 적극 모방하였고 강연이나 원고를 통해 그들 Out을 In으로 편입하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문화와 교육으로 때묻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광인의 순수성을 높이 산 것이지요."

▲ 아돌프 뵐플리(Adolf Wolfli) 1864 ~ 1930
잔악한 범죄용의자로 체포된 후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고 정신병원에서 평생을 보낸, 사회부적응자인 동시에 '아웃사이더 아트'의 대표적 예술가로 꼽히는 작가.

올 봄 <미술심리학교>에서 미학적 가치나 역사적 의미는 차치하고 창조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들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들과 위대한 예술가들의 창조성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번 개강 규모는 30명이며 자세한 안내와 문의는 huschool.com 또는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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