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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신년사 분석도 'MB 코드'로

통일연구원 "北, 상반기 이후 태도 변할 것" 엉뚱한 결론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2008년 북한 신년 공동사설을 분석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해석을 내놔 지나친 '코드맞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1일자로 발표된 신년 공동사설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부정하고 파쑈독재시대를 되살리며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세력의 무분별한 책동은 온 겨레의 치솟는 분노와 항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은 또 "온 겨레는 숭미사대주의와 동족에 대한 적대의식에 사로잡혀 자주통일의 시대적흐름에 역행하는 반통일세력의 책동을 단호히 저지파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의 모든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기존의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올 한 해의 남북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고프면 굴복한다'는 통일연구원의 '신념'

그러나 통일연구원은 생뚱맞은 결론을 내렸다. 2일 홈페이지에 올린 '2009년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과 대내외 정책 전망'이라는 글에서 "대남관계에서도 상반기 이후 태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한 것이다.

통일연구원은 이 글에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단절은 관계 회복 시 어려움이 있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자칫 북한이 소중히 여기는 남북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남한 내 여론의 역풍 가능성과 북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오히려 상반기 이후 북미관계의 이벤트성 성과, 경제상황 악화 등으로 (북한은) 남북관계에 보다 적극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정 수준의 북미관계 진전 이후 실리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남 접근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시장단속과 배급제 부활 등으로 금년도 춘궁기에 지역별 기아사태가 발생하고 세계 경제난의 여파로 대중국 수출 급감 등 경제난이 심화될 경우 북한의 대남접근은 보다 적극성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남쪽이 가만히 있어도 배고프면 손을 내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이 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09년 북한 정세 및 남북관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경제 사정이 절박하기 때문에 남북대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은 남측과의 관계에서 명분을 최우선으로 삼아 온 북한의 태도를 무시한 설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2009년 신년 사설에는 "대남관계에서도 상반기 이후 태도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을 찾기 힘들다. 결국 이러한 분석은 연구원의 '희망적 관측'일 뿐이며, 통일부 업무보고와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기조와 코드를 맞추고 논리를 제공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속절없는 상황 맞게 될 것"

반면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공동사설에서 나타난 남북관계 부문의 특징은 한마디로 그 표현과 내용이 매우 강력하며 단호하다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기존의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올해 북한의 대남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을 것임을 경고하는 것"라고 분석했다.

백학순 연구위원은 2일 세종연구소 '세종논평'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김정일의 건강문제가 불거진 후 이제 본격적으로 당을 강화하고 '제2의 천리마운동'을 일으킴으로써 자신의 통치력을 강화하고 후계구도를 짜 나가는 상황으로 보이기 때문에 김정일이 자신과 북한체제에 대해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남한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방어적이고 대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백 위원은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도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악화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상호간에 큰 대조와 충돌을 일으키게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상황이 그렇게 되면 올해는 북한의 본격적인 '통미봉남' 정책으로 인해 우리 정부가 또다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속절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논평 전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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