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 새 노조위원장에 현재 노조를 계승하는 기호 1번 강동구·최재훈 후보가 4번 김영한·김병국 후보를 누르고 간발의 차이로 당선됐다.
KBS 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3일 진행된 결선투표를 개표한 결과 1번 강동구·최재훈 팀이 총 2045표(50.1%)를 받아 총 1979표(48.5%)를 획득한 4번 김영한·김병국 후보 팀을 66표차로 따돌리고 12대 노조 정·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투표율은 4264명 중 4081명이 투표해 투표율 95.1%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무효표는 57표였다.
KBS 구성원들은 이번 노조 선거에 출마한 후보팀 가운데 유일하게 이병순 사장을 인정하고 현 노조의 노선을 계승하는 후보를 선택한 셈. 김영한 후보팀은 본선 투표에서는 1398표(34.7%)를 받아 강동구 후보팀을 155표(3.8%)차로 따돌리고 1위로 결선에 진출했으나 결선에서 기술직급의 표가 강동구 후보 쪽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박빙의 투표 결과가 보여주듯 KBS 내부는 여전히 극과 극으로 갈려 '노조 대 반(反) 노조'의 분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PD와 기자직군 일부의 KBS 노조 탈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두 당선자는 일단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동구 위원장 당선자는 수락연설에서 "KBS 노동조합이 분열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단결하지 않고서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 어떤 희생을 취하더라도 노동조합을 단결해 위기의 KBS를 구해내겠다. 저희를 성원한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 실망을 시키지 않는 노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는 "반신불수로 (노조를)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50.1%와 48.5%의 숫자를 가슴 깊게 뼈저리게 느낀다"며 "반드시 재활의 의지를 가지고 통합되는 노조를 만들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임 KBS 노조 집행부가 향후 10일 KBS 임시이사회에서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이병순 사장의 취임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의 양승동 대표와 김현석 대변인 등 적극적으로 활동한 인사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박승규 노조는 사원행동에 대한 사측의 보복 인사를 방관해와 잦은 갈등을 빚어왔다. 신임 집행부는 선거 기간 내내 '단결'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지난 집행부와 차별화된 노선을 보일 것인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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