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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부시도 포기한 '비핵개방'에만 매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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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부시도 포기한 '비핵개방'에만 매달리나"

임동원 "한반도 현실은 긴 시간의 방황 허용치 않아"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8일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2000년 6.15공동선언, 작년 10.4남북정상선언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조속히 6.15선언과 10.4선언을 수용하는 입장부터 확실히 밝히고 남북관계의 원상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동원 전 장관(세종재단 이사장)은 이날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남북기본합의서는 "강령적 성격을 띤 것"이고, 6.15선언은 "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한 실천선언", 10.4선언은 "6.15선언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 확대·발전을 위한 구체적 사업을 제시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강연 원고 전문 보기)
  
  기본합의서는 '강령', 6.15선언은 '실천선언', 10.4선언은 '사업 제시'
  
  남북기본합의서와 6.15선언의 산파역을 맡았던 임 전 장관의 이같은 설명은 6.15선언과 10.4선언보다 기본합의서를 중시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오류를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월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6.15선언과 10.4선언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채 "남북 정상이 새로 합의한 것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두 선언을 거론하긴 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두 장관의 발언에 대해 "6.15와 10.4만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고 설명, 현 정부가 여전히 두 선언에 대해 부정적임을 드러냈다.
  
  반면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두 선언을 승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평양에 다녀온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심지어 "남측이 쌀을 안 줘도 좋으니 6.15와 10.4만 인정하면 대남 비방을 안 하겠다"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임동원 전 장관은 간담회에서 "북한이 기본합의서를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현직 최고당국자가 직접 협상해 서명한 6.15선언과 10.4선언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임 전 장관은 이어 "실천의지와 방책을 담아 지난 8년 동안 실천해온 남북 최고당국자의 합의문서야말로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라는 사실도 부인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남북문제 해결의 길은 이미 열려 있다. 남북기본합의서 실천이 바로 그것이다"고 밝힌 사실을 상기시키고, "김 전 대통령은 남북기본합의서의 실천을 강조한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실천 문제를 담은 남북 정상의 합의(6.15선언과 10.4선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정신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바로 실천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대선용 구호만 되풀이"
  
  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집권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아직도 창조적 실용이라거나 비핵 개방 3000이라는 대선용 구호만 되풀이하며 종합적인 국가전략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실용적인 대북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북핵문제와 미북관계가 진척되고 있는데 이를 호기로 활용하지 못하고, 이미 미국도 포기한 네오콘의 '비핵 개방'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비현실적인 접근방법을 답습하며 역행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정권과 차별화를 위한 조정기간이라고는 하지만, 한반도 현실은 긴 시간의 방황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조정기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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