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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비판' 유대인 석학의 끝없는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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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비판' 유대인 석학의 끝없는 수난

핀켈슈타인, 이스라엘 공항서 추방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미국의 유대인 학자가 끝없는 시련을 겪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나치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 노먼 핀켈슈타인에 대해 당국이 추방과 10년 간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홀로코스트 당시 희생자의 아들이기도 한 핀켈슈타인은 25일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의 벤 구리온 공항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Shin Bet) 요원들에 의해 구금되어 24시간 남짓 조사를 받은 뒤 이같은 조치에 취해졌다. 독방에서 조사를 받은 그는 다른 수감자의 휴대전화를 빌려 겨우 변호사를 부를 수 있었다.

정보기관 요원들은 핀켈슈타인이 올해 초 레바논을 방문해 시아파 정치무장조직 헤즈볼라 요원들과 접촉하고 연대감을 표시했다는 소문, 그리고 그가 텔아비브에 온 목적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적대시 하는 조직으로 2006년 상호 전쟁을 치렀다.
▲ 노먼 핀켈슈타인

그러나 핀켈슈타인은 "자살 폭탄 테러 지령을 받지도 않았고 테러조직들과 비밀 회합을 가진 적도 없다"며 자신이 이스라엘에 온 것은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1967년 당시의 국경을 기반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개의 독립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2국가 솔루션'을 언제나 지지해 왔다"라며 "나는 이스라엘의 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967년은 3차 중동전쟁이 일어나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구와 시리아의 골란고원 등을 점령한 해였다. 핀켈슈타인이 언급한 '2국가 솔루션'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지지하는 방안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현재 골란고원 반환 문제를 두고 시리아와 협상중이다.

핀켈슈타인은 <홀로코스트 산업>,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이미지와 현실> 등 한국에도 번역, 출간된 책을 통해 이스라엘을 비판해 온 저명한 학자다.(☞관련 기사 : '시오니즘 지식권력'의 여섯가지 거짓말)

특히 <홀로코스트 산업>은 "이스라엘이 반유대주의운동을 오히려 자신들의 반인륜적인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는 데 활용하고 있고 홀로코스트 역시 유대인들의 잇속을 채우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핀켈슈타인은 이같은 학문적 입장 때문에 미국의 유대인들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아왔다. 그가 재직했던 시카고 소재 드폴(DePaul)대학은 지난해 6월 친이스라엘 성향의 단체와 교수들의 반대로 그에게 테뉴어(tenure: 종신 재직권)를 부여하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관련 기사 : 이스라엘 비판하면 미국서 가르칠 권리도 없다?)

이스라엘의 인권운동단체인 '인권연합'은 당국이 핀켈슈타인을 추방한 것은 "전체주의적인 행태"라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의 법률가인 오데드 펠러는 "표현의 자유를 최고 원리로 삼아야 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단지 듣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판에 재갈을 물려서는 안 된다"며 "공공의 장에서 논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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