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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개성공단' 김정일이 먼저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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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개성공단' 김정일이 먼저 제의"

北 장사정포 후진 배치…"'남북 군축 전제' 언급"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25일 서울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 "국민의 정부 시절 북측에서 먼저 개성 지역에 공단을 조성할 것을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임 전 장관은 서울대 '6ㆍ15 연대회의' 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북한에 남한의 산업공단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되던 당시 남북 사이에 오간 논의를 소개하며 이를 한반도 군비 통제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산업공단 조성 논의가 한창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사적 요충지인 개성시를 공단 부지로 내주며 '남북 군축이 이뤄져야 공단에 노동력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 전 장관에 따르면 당초 국민의 정부는 (북한) 서해안 지역에 산업공단을 조성키로 하고 현대그룹을 통해 공단 부지 협상에 나섰지만 해주시를 부지로 원하는 남측과 군부를 의식해 신의주시를 제공하려는 북측의 입장이 엇갈려 협상이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원산시에서 북측과 회담을 갖고 해주시를 강력히 요구했는데 회담 상대인 김 위원장이 예상 밖으로 개성시를 부지로 제안해 왔다고 임 전 장관은 전했다.
  
  그는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군사적 요충지인 개성시를 내주겠다는 정 회장의 보고를 믿지 못했다. 그러나 2개월 뒤 북측이 장사정포 후진 배치까지 감수해가며 개성시에 공단 부지를 마련해주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임 전 장관은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김 위원장에게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개성시 인구가 어림잡아 20만 명인데 예상되는 노동력 수요 35만 명을 채울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은 '걱정 말라. 군인들을 제대시켜서라도 젊은 노동력을 공급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군인들을 제대시켜) 노동력을 채우려면 8년 정도 걸린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군축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며 "군축을 실현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장관은 군축 실현과 함께 ▲북ㆍ미 적대관계 해소 ▲주한미군 문제의 전향적 해결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보 문제 진척 등을 한반도에 '통일지향적'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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